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코스피가 미국발 한파 영향으로 5일 개장 직후 급락하면서 한때 4,900선도 무너졌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25분 현재 전장보다 226.33포인트(4.38%) 떨어진 4,937.24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86% 내린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락세다.
지수는 전장 대비 150.42포인트(2.91%) 내린 5,013.15로 출발해 낙폭이 커지면서 한때 4,899.30까지 밀려 4,90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소 낙폭을 줄이고 있다.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 선물 가격이 전날 종가보다 5% 넘게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오른 1,472.7원에 장을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천22억원, 1천6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5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반면 전날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6조7천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이날도 나 홀로 5천17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4천854억원 매도 우위다.
간밤 뉴욕증시는 시장 전반에 투매 심리가 확산하면서 기술주와 우량주 구분 없이 모두 하락했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2.58포인트(1.20%) 하락한 48,908.7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4.32포인트(1.23%) 떨어진 6,798.40, 나스닥종합지수는 363.99포인트(1.59%) 내려앉은 22,540.59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4% 이상 급락했다.
고용 시장도 둔화 신호를 보내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도 미국발 삭풍에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얼어붙었다.
삼성전자는 4.39% 하락한 15만2천300원, SK하이닉스는 4.75% 밀린 80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KB금융(2.29%)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하락세다. 그중 현대차(-7.06%), 한화에어로스페이스(-7.82%), SK스퀘어(-6.93%)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또 전 업종이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증권(-7.20%), 금속(-6.45%), 전기·전자(-5.00%) 등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AI주 약세, 아마존 시간 외 폭락, 금·코인 시장 급락 등 사방에서 치고 들어오는 대외 악재로 하락세를 나탠고 있다"며 "여기에 전일 외국인의 5조원대 코스피 순매도가 '셀 코리아' 신호가 아니냐는 불안감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8.13포인트(4.34%) 하락한 1,060.28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31.33포인트(2.83%) 내린 1,077.08로 시작해 하락 폭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169억원, 123억원을 순매수하는 반면에 개인은 1천207억원 매도 우위다.
에코프로(-6.33%), 에코프로비엠(-7.04%), 알테오젠(-5.58%), 레인보우로보틱스(-8.44%) 등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 중이다.
한편 금·은 선물 마진콜(추가증거금요구) 쇼크의 여파와 미국 기술주 투자심리 약화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수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VKOSPI는 이날 오전 9시 29분 현재 전장보다 0.58포인트(1.11%) 오른 52.79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말(1월 30일·39.58)보다 33.4% 뛴 수준이다.
VKOSPI는 전날에도 장 중 한때 52.68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글로벌 증시가 바닥없는 추락을 경험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이번 주 내내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마저 그간 시장을 떠받치던 기술주가 고점 부담 속에 흔들리는 양상이 보이자 시장의 불안감이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는 특성이 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공포지수가 들썩이는 분위기는 금·은 선물발 쇼크와 AI 수익성 논란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미 CNN 방송의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재 33으로 '공포'(fear) 구간에 접어들었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60으로 '탐욕'(Greed) 영역에 있었는데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