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속보]‘李대통령 정치 멘토’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별세…향년 7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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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 출신 7선 정치인, DJ정부 교육부장관·盧정부 총리 역임
심근경색으로 현지 병원 치료 중 숨져…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 논의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사진=연합뉴스.

속보=베트남 방문 중 건강이 악화돼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온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끝내 별세했다. 향년 73세.

민주평통에 따르면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아태지역 운영위원회 참석차 베트남 호찌민 출장 중이던 지난 23일 쓰러져 현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지 이틀만인 이날 오후 2시 48분(현지시간)께 사망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스텐트 시술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민주평통은 현재 유가족이 관계기관과 함께 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통하는 고인은 7선 의원 출신으로 국무총리까지 지냈으며 지난해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됐다.

고인은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며 학생 운동과 재야 활동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화 이후에는 국회에 입성해 7선 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각각 역임했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취임해 21대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끄는 등 민주 진영 정치인들의 구심점으로 활동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민주화 운동 세대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수석부의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통령은 6선의 조정식 정무특보를 베트남 현지로 급파했다. 이재정·김현·이해식·최민희 의원 등 그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도 잇따라 현지로 향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6.1.2 사진=연합뉴스.

이 수석부의장은 국무총리 시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마다하지 않아 '버럭 해찬' '호통 총리'로 이름을 날렸다.

2004년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안택수 의원의 질문 공세에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받아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답변에 안 의원이 사퇴를 요구하자 이 수석부의장은 "내가 안 의원의 주장에 거취를 결정할 사람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여당 당원인데 공정한 선거 관리가 되겠느냐"고 묻자 그는 "홍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지만 저는 5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이 수석부의장은 2018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총리 때 대정부질문에서 받았던 야당의 질의가 상식 이하였다"며 "그것을 다 수용하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소통과 협치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난받았지만 여권에서는 할 말은 하는 '사이다 총리'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효능감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고인은 이 같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종종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생방송으로 진행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인터뷰를 계속 이렇게 하실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2017년 대선 당시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하거나 2018년 민주당 대표에 출마하며 이른바 '20년 집권론'을 꺼내 들어 야권의 반발을 샀다. 2020년 민주당 당 대표 시절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의 빈소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 대응을 질문하는 기자에게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화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 수석부의장은 골프와의 악연도 깊다.

그는 2004년 9월 군부대 오발 사고 희생자를 조문하러 가기 직전, 2005년 4월 강원도 동해안 대형산불이 발생한 시기에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06년 '3·1절 골프 파문'으로 쏟아지는 비난에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당원과 함께 민주 70' 창당 70주년 기념식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총리를 부축하고 있다. 2025.9.19 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수석부의장의 별세에 "대한민국의 민주화, 그리고 민주적 국민정당 건설이라는 거대한 꿈에 평생을 바치신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강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전하며 "그 꿈을 향해 걸어오신 모든 길이 역사가 됐다"고 적었다.

이어 "비서실장이 된 이후 이 전 총리님이 하셨던 말들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많다"며 "결국 정치는 사람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현실을 고민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 총리님 삶을 관통하던 이 한 문장을 저 역시 가슴에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강 실장은 또 이 전 총리가 생전 마지막 회고록에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이제 조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문장을 적었다고 소개하면서 "그 마음을 헤아리며 슬픔과 황망함을 달래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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