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지역 바닷가에서 해안침식이 빠르게 진행되며, 해변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5일 찾은 강릉 하평해변. 여름철이면 6~7m 폭의 백사장에 관광객들로 북적였지만 이날은 거센 파도가 해변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파도는 쉼 없이 밀려와 백사장을 넘어 차도 옹벽까지 들이쳤다. 순간적으로 파도가 일 때면 백사장이 모두 사라져 이곳이 해변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파도에 깎여 나간 해변은 마치 바닷물이 한 겹씩 도려낸 듯한 모습이었다.
강문해변 역시 상황은 심각했다. 해안선을 따라 성인 남성 키 높이의 해안절벽이 약 100m 구간에 걸쳐 이어져 있었다. 여름에는 평평한 백사장에 피서객들이 돗자리를 펴놓은 채 바닷바람을 즐기는 곳이었지만 직각에 가깝게 깎인 해안절벽은 앉는 것조차 어려웠다. 이날 사진을 찍기 위해 해안가로 내려갔던 한 관광객은 절벽을 오르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
겨울철 강한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연일 이어지며 강릉의 해변 침식이 심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24년 연안침식 실태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강릉시 내 26개 해변 중 14곳이 C등급(우려), 3곳이 D등급(심각) 판정을 받았다. 2023년에는 D등급이 1곳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2곳이 더 늘었다. 해마다 침식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C등급에서 D등급이 된 소돌해변의 경우 침식 모니터링이 진행된 동안 해변폭은 평균 14.0%, 단면적은 평균 9.3% 감소했다. 관측 기간 동안 C~D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하평해변의 경우 해변폭은 평균 4.6% 감소했고, 단면적은 평균 11.2% 줄었다.
강릉시는 연안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해안침식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연곡지구에서 연안정비 시설물 설치 공사를 추진 중이며, 향후 침식이 심각한 다른 해변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올해 강문·송정지구를 대상으로 한 연안정비 기본계획 예산이 편성돼 있다”며 “침식이 심각해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양빈(모래 보강)을 한 뒤 평탄화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