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강릉 옥계 데이터센터 최적지

심영섭 강원경제자유구역청장

1995년 준공 후 30년간 비어 있던 강원경제자유구역 북평지구(동해시)가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18개 기업과 입주 계약을 마쳐 임대율 97%를 달성했다. 남은 부지는 단 한 필지뿐이다. 물론 지금 공장이 빽빽하게 들어찬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멈춰있던 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우리 청은 북평지구의 전략산업으로 수소를 선택하고, 수소기업으로 선정되면 복잡한 심사를 면제하는 등 입주 문턱을 과감히 낮췄다. 여기에 강원특별자치도가 동해, 삼척 일대를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로 지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동서발전을 앵커기업으로 수소 R&D 협력사들을 유치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이라는 성과까지 얻어냈다. ‘기업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해 주면 지방이라도 온다’는, 북평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토대로, 또 하나의 경제자유구역인 옥계지구의 미래 해법을 찾고자 한다. 바야흐로 데이터 시대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패권이 철과 석유에 있었다면, AI 시대의 패권은 단연 ‘데이터센터’에 있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구동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기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다. 수도권은 이미 포화상태라 전력 공급의 한계로 짓고 싶어도 지을 수가 없다. 그래서 기업들은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SK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로, 삼성 등은 인프라가 갖춰진 경북 포항으로 향하며 미래 거점을 선점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산업의 확장에 발맞춰 강원권 역시 미래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옥계지구는 데이터센터 입지의 최적지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옥계지구와 인근 강릉 일반산업단지를 합치면 약 100만㎡의 부지가 준비되어 있다. 데이터센터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조건인 ‘전기’와 ‘냉각’ 면에서 옥계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첫째, 옥계는 원활한 전력공급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자체가 저렴해진다. 현재 동해안 발전소들은 전기를 생산하고도 송전선로 부족으로 수도권에 보내지 못하는 ‘송전 제약’을 겪고 있다. 이 잉여전력을 옥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특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역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전력 생산지인 강원도는 수도권보다 저렴한 전기료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옥계지구 입주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고정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둘째, 천혜의 자연을 활용한 ‘냉방비 절감’ 효과다.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절반 정도가 서버를 식히는 냉방비로 지출된다.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동해안은 연평균 기온이 1~2도가량 낮고, 차가운 동해 바다를 끼고 있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과 해수 등을 활용한 냉각 기술을 접목한다면 막대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영서권이 춘천 ‘바이오’, 원주 ‘의료기기’로 기반을 잡아가고 있다면 영동권의 해답은 에너지(수소)와 디지털(데이터)의 결합이다. 이는 청정도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산업을 키울 최적의 솔루션이다. 데이터센터 유치는 멈춰 선 발전소를 재가동해 정상화하고, 세수 증대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옥계지구가 동해안권의 미래산업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으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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