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요칼럼]웰니스 산업, 지금이 골든타임

배준호 한라대 호텔항공외식경영학과 교수

강원특별자치도는 국내에서 가장 풍부한 웰니스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산업의 성장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문제는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 자원을 산업화하는 정책의 실행력과 구조적 설계 부족에 있다. 웰니스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제 더 이상 방향 제시만으로는 부족하다. 작동하는 구조와 실질적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웰니스 프로그램은 체험 수준을 넘어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표준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강원특별자치도의 명상·숲길·온천 체험은 의미 있는 시도이지만 관광객 체류기간을 늘리고 소비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박3일형 치유 리트릿, 외국인 대상 온천·한방 통합 코스, 기업 연수 패키지 등 일정·구성·효과가 명확한 표준 치유상품 20종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상품 표준화는 지역별 분절 운영을 통합하고 강원특별자치도의 웰니스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첫걸음이다.

둘째, 시·군, 공공기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절실하다. 현재는 기관별로 따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 중복과 홍보 분산이 반복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단위의 웰니스 컨트롤타워를 설립해 기획·집행·평가를 통합한다면 산업의 일관성과 정책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는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된다.

셋째, 웰니스 산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주민 소득 연계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농가·임업인·청년이 프로그램 운영과 서비스 제공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웰니스 생산자 협동조합’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힐링 도시락, 약초 체험, 숲 해설, 농가 숙박 등이 주민의 소득으로 연결될 때 산업은 비로소 지역 내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는 지역소멸 대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전략이다.

넷째,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외국인·청년·기업 시장에 대응하는 타깃형 정책이 필요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온천, 한방, 산림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매력적이며 청년층은 감성 기반의 명상·요가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또 기업 연수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스트레스 관리 워케이션, 팀빌딩 기반 치유 프로그램 등은 즉시 개발 가능한 분야다. 시장 수요에 맞춘 정책 추진이 곧 산업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다섯째, 강원특별자치도 전역을 하나로 묶는 통합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는 리조트, 체험업체, 농가가 개별 시스템을 사용해 관광객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숙박, 체험, 식당, 교통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예약·결제할 수 있다면 관광객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지역 소비가 확대된다. 향후 이 플랫폼은 웰니스 산업 빅데이터의 기반이 돼 정책 설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시대에 강원특별자치도의 산림은 강력한 경쟁력이다. 산림 기반 건강식품, 탄소저감 숲길 프로그램, 친환경 리조트 인증제 등을 통해 ESG 기반의 웰니스 산업 정책을 마련한다면 강원특별자치도는 자연과 산업을 동시에 살리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웰니스 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 전략산업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진 자연·온천·산림·문화 자산을 산업화의 언어로 재설계하고 정책을 실행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강원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웰니스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이 강원특별자치도 웰니스 산업의 골든타임이며 더 이상 지체한다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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