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개발 등 환경 변화로 원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백로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원주 백로 서식지 모니터링 시민과학자 라운드테이블'이 28일 무위당기념관에서 열렸다. 무위당숲학교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호저면 백로류를 조사했다. 시민과학자 15명과 연구진은 총 21회에 걸쳐 원주천에서 현장조사를 벌여 백로의 번식 서식지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원주시 백로류 서식 특성 분석'에 따르면 호저면 중방마을 일대에서 6월 중순 기준 중대백로, 왜가리 등 백로류 200여마리가 집단활동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호저면 주산리 390-10번지 3,300㎡는 1994년 야생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백로류 집단서식지였다. 하지만 2016년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붕괴되면서 2020년 5월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백로류가 이 일대에 다시 안정적으로 정착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왜가리와 중대백로가 한정된 먹이를 두고 활동 공간을 나눠 경쟁을 피하는 '생태적 지위 분화' 전략을 택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기온이 20~25도일 때와 맑은 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사실도 통계적으로 규명했다. 특히 '중방리 집단번식지의 보호지역 지정''번식지 반경 3㎞ 이내 핵심 먹이터 중점 관리''시민참여형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공존형 생태관리모델을 제안했다.
이승현 무위당숲학교장은 "백로류는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최상위 포식자이자 지표종"이라며 "백로가 다시 돌아온 만큼 지역사회가 품어야 할 생태자원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