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원주에 들어선 ‘국립강원전문과학관’(이하 강원과학관)은 전국 최초의 의료·생명 분야 전문 국립과학관이자, 과학문화와 첨단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지역 혁신의 상징이다. 강원과학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과학의 대중화와 지역 산업 발전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강원과학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제1호 전문과학관으로서 총사업비 395억원을 투입해 원주 캠프 롱 시민공원 부지에 지상 3층, 연면적 7,006㎡ 규모로 건립됐다.
‘공원 속 과학관’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자연친화적인 공간 구성과 함께 상설전시실, 실험실, 강의실 등을 갖추고 있고, 특히 의료기기와 생명과학 분야를 주축으로 한 전시 콘텐츠는 강원의 지역 산업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주시는 이미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해 온 도시다.
강원과학관이 이 같은 산업 기반과 결합한다면 단순히 과학 교육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산·학·연 협력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 전시·교육은 물론 실험과 연구,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학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면 원주는 ‘첨단 과학문화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중요한 것은 이 과학관이 지역민과 청소년, 그리고 과학기술 인재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임시 개관을 통해 ‘바이오 코드 전시관’, ‘메디컬 코드 전시관’ 등 체험 위주의 상설전시관을 무료 운영하고, 지역 의료 산업의 역사를 다룬 특별전시까지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강원과학관 운영에 있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은 과학관이 단순히 행사 중심의 공간으로 머무르지 않도록 장기적인 콘텐츠 기획과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또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실질적 연계를 통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과학관은 과학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한다. 주민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하는 정식 운영 계획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향후에는 지역 내 교육기관과 함께하는 과학 교육 커리큘럼, 청소년 과학캠프, 과학문화 동아리 등 다양한 방식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