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평범한 교사입니다. 이제 괴롭힘을 멈춰주세요”...삼척 초등교사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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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강원타운홀미팅에서
李대통령에 삼척 도서관 건립 제안
살해협박 및 학교로 항의전화 빗발
"정치적 의도 없는 교사 목소리일뿐"

이은주 교사가 지난 9월12일 춘천서 열린 강원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삼척시내 공공도서관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강원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삼척시내 공공도서관 건립을 건의했던 한 초등교사가 두 달 가량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선, 동해, 삼척에서 19년째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이은주 초등교사는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날 이후 개인SNS뿐만 아니라 학교로 전화를 걸어와 지속적으로 협박하는 악성 민원인이 생기면서 교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치적 의도 없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자의 의견이었을 뿐이다. 괴롭힘을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교사는 9월12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삼척에는 도서관이 없다. 도계지역에는 있는데 삼척시내에는 없다. 기적의 도서관을 5년 넘게 건립 중인데 공사가 중단됐다”며 삼척시내 공공도서관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 강원특별자치도청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공공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삼척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은 도계도서관, 원덕도서관 등 2개로 삼척시내에서 각각 39km, 31km 가량 떨어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질문을 하자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동해-태백-삼척-정선 지역위원장에게 대신 답변을 요청하며 “이정훈 국회의원님이 계신다”고 호칭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후 ‘삼척에 도서관이 있는데 왜 없다고 거짓말 하느냐’ ‘교사가 왜 강원타운홀 미팅에 참여하느냐’ ‘전교조라던데 민주당으로부터 초청 받아서 짜고 치는 것 아니냐’ ‘삼척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등의 수위 높은 비난이 SNS, 맘카페, 학교 유선 전화를 통해 쏟아졌다.

◇이은주 초등교사

이은주 교사는 “강원타운홀 미팅은 브로셔에 있는 QR코드로 직접 신청해서 가게 됐다”며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삼척시내에 도서관 건립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 잘못 호칭한 것에 대해선 “실수를 인정한다. 현수막에서 많이 본 얼굴이 계시길래 저보다 답변을 더 잘할 것 같아서 대신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사는 “앞으로도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하는 평범한 교사”라며 “호칭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이제 정치적인 악성 민원과 항의를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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