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부터 돌아온 천상의 소리’ 음악회가 지난 13일 평창 오대산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국가유산청의 ‘2025 전통산사문화유산’ 사업으로 마련된 이날 공연은 오대산 상원사 동종에 새겨진 천상의 악기 연주 장면을 모티브로 기획됐다. 음악회에서는 고려 시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고대 악기 ‘공후’가 복원돼 관객들 앞에 처음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후와 생황의 2중주로 구성된 ‘상원사의 아침’을 비롯해 공후, 대금, 생황, 비파, 거문고, 타악 등 여러 악기들의 합주 어우러진 ‘마음이 머무는 월정사’, 굿거리 장단의 선율을 살린 ‘연화’, 자비와 깨달음을 형상화한 합주곡 ‘꽃향 그윽하뫼’까지 모두 4곡이 연주됐다.
깊은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듯 맑은 음색과 전통 선율은 관람객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사했다. 특히 고악기의 선율이 울려 퍼질 때마다 대법륜전 일대는 고요 속 떨림으로 가득 찼고,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끼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음악회 직후에는 강원특별자치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월정사 탑돌이’가 봉행됐다. 팔각구층석탑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번 탑돌이 의식에는 국내외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해 각자의 기원과 발원을 담은 걸음을 이어갔다.
월정사 성보박물관장 해운스님은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문화유산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생생한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며 “오늘의 연주는 천년의 세월을 품은 문화유산과 오늘의 우리가 만나는 순간이며,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 숨 쉬는 전통의 울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