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책]한국 민주주의, 반복의 드라마를 멈출 때

80년대생 사회학자가 성찰하는 80년대 민주주의
‘세속적이고 미지근한’ 일상의 민주주의 상상해야

◇김정환 作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한국 민주주의는 왜 반복되는 ‘드라마’처럼 느껴질까. 김정환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펴낸 신간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는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전환을 ‘드라마적 서사’라는 관점으로 분석한다. 작가는 시민들이 격동의 순간마다 쾌감과 감동을 기대하며 광장에 모이는 과정을 문화적, 사회적 스펙터클로 읽는다. 책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늘 비극과 투쟁이 중심이 되는 반복된 서사 구조에 주목한다. 두 차례의 극적인 정권 교체 과정은 시민들의 분노와 열광을 동반하며 ‘정치적 드라마’로 소비됐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방식이 민주주의의 실질적 진전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이를 ‘신성한 투쟁 서사’의 반복이라고 표현한다. 권위주의 권력에 맞선 희생과 감동, 광장의 열기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를 감성적·극적 방식으로 각인시키지만, 동시에 시민의 일상을 정치로부터 소외시키는 효과도 낳는다는 것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민주주의의 진전을 제도나 선거가 아닌 ‘민의 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시민 개개인의 신체와 감각, 일상의 삶을 민주주의의 핵심 주체로 바라보려는 시도다. 이어지는 2~4장에서는 국가폭력에 의해 흩어졌던 몸들이 광장에서 다시 군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분석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이제는 드라마에서 벗어나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자”고 제안한다. 김교수는 극적인 서사를 반복하는 민주주의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타인의 자리를 인정하는 일상의 민주주의로, 그 전환의 가능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창비 刊. 396쪽.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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