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도심의 중요 교차로인 '팔호 광장'의 명칭이 일제의 잔재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도내 곳곳의 지명에 여전히 일제 잔재가 남아있다.
팔호광장의 명칭은 1940년 작성된 춘천 시가지 개발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예맥고미술회가 창립 51주년을 맞아 공개한 '춘천시가지계획 평면도'에 따르면 당시 도로 교차 지점에 이름 대신 1호 , 2호 등의 숫자가 붙여져 현재에 이르게 됐다. 1940년 도시계획결정 도면 1호 광장은 춘천역 앞, 2호 광장은 캠프페이지 인근 등이다.
광복 이후 춘천시 29개의 교차로가 새로운 이름을 가질 때 팔호 광장만은 도시계획 결정 시 도면에 표시된 번호로 남게됐다.
이처럼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의 흔적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지명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강원도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일제강점기 왜곡된 일본식 지명에 대해 정비를 추진했다. 하지만 2025년 8월 현재 일본식 표기 의심 지명 253건 중 233건이 정리되고 철원과 화천 등의 일부 지명 20곳이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마을 이름을 일제강점기 이전 고유 명칭으로 변경하려 했지만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고성군 간성읍 '선유실리(仙遊室里)'는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과 6·25전쟁 당시 군부대 주둔 등으로 이름이 인접한 탑동(塔洞)의 2리로 변경됐다. 지금까지 기존 탑동은 탑동 1리, 선유실리는 탑동 2리로 불리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오랜 시간 동안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우리 생활과 문화에 무의식적으로 자리를 잡는 경우도 많아 지역 문화, 사료 등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올바른 지명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