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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우리 미래를 살리는 숲 ,함께 지키는 '숲지기' 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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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장

숲은 저절로 설 수 없다. 숲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숲이 있고, 숲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숲과 기후변화 대응, 산불 관리, 녹색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생 숲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숲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것에 깊은 사명감을 느낀다.

기후위기는 숲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폭우와 산사태, 해충 피해, 가뭄, 그리고 점점 길어지는 산불 시즌까지 숲은 매년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숲은 스스로 건강해지지 않는다. 병든 나무를 솎아내고 부러진 나무를 정리하는 등 숲길을 열어주는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벌채 후 남는 가지·잎·껍질 같은 산림 잔재는 숲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그대로 두면 해충이 번식하고 화재 위험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목재를 태우거나 산에 방치해 썩게 하면 나무가 오랫동안 저장했던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는 점이다. 숲이 애써 모아둔 탄소를 스스로 내버리는 셈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이 잔재들을 재활용해 산업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재활용이 불가능할 경우 따로 모아 땅에 묻는다.

목재 재활용 기술은 아직 몇몇 나라만 보유한 귀한 역량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이 부족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산업화한다면 지금의 세계 플라스틱 시장을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중심이 반도체라면 미래 경제의 축은 바이오 플라스틱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산업을 여는 차원을 넘어 인류 멸종을 불러올 기후변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미 나무에서 뽑아낸 성분으로 투명 플라스틱, 친환경 의류, 생분해성 포장재를 만들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역시 목재 바이오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정책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부족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민간의 혁신, 학계의 연구가 손을 맞잡는다면 우리나라는 충분히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 숲의 68%는 개인 소유인데 전국 220만 산주 가운데 단 5%만이 숲을 가꾸고 있다. 나머지는 숲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높은 재산세와 복잡한 규제가 산주들의 의지를 꺾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같은 산림 선진국은 숲 보유세를 없애거나 크게 줄여 사람들이 기꺼이 숲을 가꾸도록 유도한다. 반면 우리는 숲을 가꾸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제는 제도를 바꾸어 숲을 가꾸는 일이 곧 보람과 소득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과거의 숲이 정부가 통제하는 금단의 숲이었다면 이제는 국민 모두가 들어가 함께 사랑하고 키우는 소통의 숲이 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 청년이 서야 한다. 단순히 나무를 심고 베는 일꾼이 아니라 로봇과 드론,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숲을 관리하고 데이터 분석과 바이오 신소재 연구에 참여하는 새로운 숲지기로 성장해야 한다.

숲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환경 보호가 아니라 경제를 되살리고 미래 세대를 살리는 길이다.

숲지기는 현장에서 땀 흘려 나무를 가꾸는 사람만이 아니다. 정책을 세우는 사람, 연구하는 사람, 숲을 사랑하는 국민 모두가 숲지기이다 이제는 일부 전문가와 산주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숲지기로 변화해야 할 때이다.

숲을 지키는 일은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다. 숲은 생명이고 숲지기는 나라지기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미래를 살리는 숲, 함께 지키는 숲지기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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