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여름철 패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양산을 들고 땡볕을 피하는 남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18일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는 등 처서(處暑)를 앞두고도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강원지역 시내 곳곳에서는 양산을 든 남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직장인 박재민(34)씨는 “출퇴근길 잠깐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양산을 쓰니까 확실히 땀이 덜 난다”며 “처음에는 남자가 쓰는 게 어색했지만 시원하게 다니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연(27)씨는 “자외선 차단에 모자보다 양산이 훨씬 탁월하다”며 “양산은 성별에 상관없는 여름철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양산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뜻풀이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국립국어원은 2021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양산’의 정의(주로, 여자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에서 ‘주로, 여자들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양산은 직사광선을 차단함으로써 열기와 자외선 노출을 줄여준다. 기상청에 따르면 양산을 사용할 경우 체감 온도가 평균 3~7도 가량 감소하고, 자외선(UV) 차단 효과는 90% 이상에 달한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미용과 건강을 챙기려는 남성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양산 수요 증가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