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직원 고용 꿈도 못꿔” 고물가, 인건비 상승에 1인 자영업자 급증

강원지역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전년대비 15.3% 증가
1인 자영업자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째 증가세
채소 등 식재료 물가 오르고 내년 최저임금 2.9% 인상 부담 커져

강원일보 db

춘천지역 A 식당은 매장 안 모든 테이블에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주문한 음식은 로봇이 서빙해 주기 때문에 홀에서는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A 식당 관계자는 “키오스크와 로봇이 매장에 비치돼 있기 때문에 홀에 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모(43)씨는 직원을 두지 않은 1인 자영업자다. 한씨는 조리부터 포장까지 모든 업무를 혼자 하고 있다. 한씨는 “식자재 물가도 너무 많이 올랐고, 최저시급도 매년 오르는 상황이라 직원 고용은 꿈도 못 꾼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져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원주지역 야식집 사장 김모(65)씨도 지난해부터 홀로 가게를 운영 중이며, 일손이 필요할 때는 아내가 나와서 도와주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강원지역 1인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강원지역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 6월 기준 18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15.3% 증가했다. 도내 1인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급 가족종사자 또한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도내 무급 가족종사자는 지난해보다 24.5% 늘어난 5만3,000명이었으며, 증가폭이 2012년 9월 이후 거의 13년만에 20%대를 넘겼다. 반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24개월째 감소 중이다.

1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채소 등 식재료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최저임금이 지속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진 점 등이 지목된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7월 강원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0.9%), 공업제품(1.5%), 전기·수도·가스(2.1%) 등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찹쌀, 보리쌀의 가격은 1년 전보다 50% 넘게 급등했고, 마늘(19.5%), 시금치(14.7%)과 같은 채솟값은 물론 국산쇠고기(4.7%), 돼지고기(1.7%), 달걀(13.3%) 등의 가격이 잇따라 상승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지난 5일 2026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320원으로 확정, 올해(1만30원)보다 최저임금이 2.9% 인상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처럼 고용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점포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무인점포는 총 220곳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이 집계한 업종(사진관, 세탁소, 아이스크림, 밀키트, 스터디카페) 외에 포털서비스 등록 점포까지 더하면 3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황규복 강원도자영업자총연합회 이사장은 “1인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둔 소상공인들에 비해서 영세 사업자들이 훨씬 많다. 이처럼 1인 자영업자들과 같은 간이과세자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촘촘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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