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경북 영천의 한 화장품 원료 제조 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큰 불이나 3명이 중경상을 입고 1명은 실종됐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지 5시간 30여분 만에 초진을 선언하고 공장 내부에서 인명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과 경북소방본부, 영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2분께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채신공단 내 화학 물질인 화장품 원료 제조 공장에서 위험물 폭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3층짜리 제1공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1공장 주변으로는 2층짜리 제2공장과 5개 동의 1층짜리 시설이 있고 불길이 확산했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당국은 신고 접수 16분 뒤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이 동원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는 등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6시 13분께 초진을 마쳤다.
이어 굴삭기 7대를 동원해 잔해물을 철거하는 등 잔불 정리 작업 등을 이어고 있다.
화재 초반 거센 불길과 부식성이 강한 증기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공장 내부로 진입하는 데 애를 먹으며 헬기 위주의 진화 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사고로 근무 중이던 공장 관계자 13명 중 A(50대)씨가 중상(화상)을, B씨 등 10대 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 C(40대)씨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나머지는 큰 부상 없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초진을 마친 뒤 공장 내부로 진입해 빠져나오지 못한 인원이 있는지 수색하고 있다.
제 1·2공장이 모두 전소됐고, 다른 5개 동 일부가 불에 타는 피해도 잇따랐다.
해당 건축물들은 조립식, 철골조, 샌드위치패널 구조물인 것으로 소방 당국은 조사했다.

불이 난 공장 안에는 4류 위험물(인화성 액체)과 5류 위험물(자기반응성물질) 히드록신 등이 다량 적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충격으로 300여m 떨어진 편의점 유리창은 산산조각 나고 식당 간판은 위아래가 뒤집힌 채 뜯겨 나갔다.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일부 주변 공장 건물은 충격으로 인해 외벽이 파손되고 유리창들도 떨어진 상태다.
불이 난 공장은 과산화수소 등 화학물질인 화장품 원료를 제조하는 곳으로 3층·2층짜리 각 1개동 공장 시설과 5개동의 1층짜리 조립식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다.
사고 지점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건물이 흔들려서 지진이 난 줄 알고 가게 밖으로 뛰어나왔다" "가게 유리가 깨지고 화분이 떨어졌다. 공장이랑 더 가까운 곳에 있는 건물 중에 판넬 건물은 지붕 지지대가 내려앉았고 현관문이 안으로 밀려들어 가서 문을 못 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냄새는 크게 못 느끼겠다. 지금 불길은 많이 진압은 된 것 같은데 검은 연기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천시는 공장 인근 주민에게 '공장에서 위험물이 폭발했으니 인근 주민은 남부동행정복지센터, 금호체육관 등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시는 또 과산화수소 증기 확산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주민에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알렸다.
과산화수소는 산화성 액체로 가열하거나 금속 촉매와 접촉하면 화재를 일으키거나 폭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로 인한 화염이 너무 강했다, 현재 화재가 공장 내외부로 확산 중이며 소방당국이 진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당시 충격음이 상당히 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