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두진 소설가가 연작소설 ‘365번째 편지’를 출간했다. 언론인이자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시선을 전해온 조 소설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에 관한 네 가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떤 사랑은 첫 눈에 뜨겁게 끓어오르지만, 또 어떤 사랑은 끝내 닿지 못한 채 바스라진다.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사람과 사랑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 그리고 사랑을 너무 늦게 알아차린 사람까지. 소설은 서로 다른 온도와 색채를 가진 사랑의 모습을 소개한다.
사랑은 때때로 참 야속한 존재다. 표제작 ‘365번째 편지’는 기울어진 사랑의 야속함을 담아냈다. 첫 눈에 반한 상대의 주변에 머물며 언젠가 닿을 눈길을 기다리는 모습은 씁쓸한 달콤함을 남긴다. 이어 ‘못생긴 여자’는 유한한 사랑의 야속함을 꼬집는다. 여전히 예쁜 얼굴의 연인이 왜 못생긴 사람이 되어버리는가? 작품은 사랑의 유통기한을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망설임 없이 “사랑해” 세 글자를 뱉을 수 있을까? 수록작 ‘이치카’는 너무나 사랑했기에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못한 이의 무표정한 얼굴을 통해 사랑의 아이러니를 말한다. ‘리에의 사랑’ 역시 끝내 지우지 못한 사랑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말라버린 강물처럼 공허해진 삶을 통해 작품은 연약한 사랑의 민낯을 비춘다.
조두진 소설가는 “이미 내 곁에 와 있는 그가 내가 찬던 사람이 아님을 알았을 때, 나는 상대방에게, 또 상대방은 나에게 어떤 얼굴을 보여주게 될까. ‘365번째 편지’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다”라고 이번 작품을 소개했다.
한편 매일신문 논설위원을 역임 중인 조 소설가는 장편소설 ‘도모유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소설 ‘능소화’, ‘마라토너의 흡연’, ‘미인1941’ 등을 집필했다. 이정서재刊. 21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