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가 지난 2일 칠사당에서 신주미 봉정 및 신주빚기 의례를 시작으로 2025년 축제의 막이 올랐다. 올해 강릉단오제의 주제는 ‘스무살 단오’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0주년을 맞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무살’이라는 상징을 내세웠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 강릉단오제는 조직과 운영에도 변화가 있었다. 축제를 주관하던 강릉문화원 산하 강릉단오제위원회는 분리 독립해 현재의 (사)강릉단오제위원회로 개편됐다. 단오제보존회도 2007년 사단법인 체계를 갖추고 문화재청 산하 단체로 등록된 뒤부터는 전수 교육의 활성화와 더불어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문화적 확장도 눈에 띈다. 2009년 춘천마임축제에서는 관노가면극과 마임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고 제례와 무속, 관노가면극을 무대화한 ‘다노네 다노세’, 단오굿의 무속음악을 바탕으로 단오제 천년의 몸짓을 무대화한 ‘에시자 오시자’, 관노가면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넌버벌 퍼포먼스 ‘시시딱딱’, 강원도립극단의 ‘소매각시’, 최근 강릉에서 개최된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GIAF25)’은 ‘에시자, 오시자’라는 주제로 단오와 예술이 공존하는 강릉의 새로운 정체성을 드러냈다. 또 서울 스페이스K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작가 소피 폰 헬러만의 개인전도 ‘축제’라는 이름 아래 강릉단오제의 상징성을 예술적으로 확장해 보여주고 있다. ▼20년의 시간 동안 강릉단오제는 외부의 다양한 변수와 마주해야 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팬데믹,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국 단위 선거 등 예기치 못한 사회적 사건들이 단오 기간과 겹치며 축제는 여러 차례 변형과 축소를 겪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로 남은 것은 전통의 본질을 지키며 시대적 변화에 어떻게 조응하느냐는 점이다. 과거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성장이라 할 수 없다. 스무살 단오가 던지는 질문은 곧 스스로를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