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4년 5월1일 미국의 방직노동자가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쟁의를 시작했고, 각 노동단체는 이에 호응하면서 총파업을 단행했다. 자본주의가 급격히 발전한 1800년대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이슈다. 이어 1886년 미국노동조합총연맹 설립으로 5월1일 하루 8시간 노동제의 쟁취를 위한 총파업이 펼쳐졌고, 결국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이 되는 1889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제2차 인터내셔널이 창립됐다. 이때 8시간 노동제의 쟁취와 유혈 탄압을 가한 경찰에 대항해 투쟁한 미국노동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에 의해 노동절이 탄생됐다.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해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하자’ 노동절은 이 3가지 결의를 실천하자는 날이다.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1970년 11월14일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뒷골목에서 분신한 22세 청년 전태일의 외침도 이와 다를 게 없다. ▼5월1일 노동절은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날’로 불린다. 근로자의 노동을 통한 경제적 기여를 인정하고 휴식과 복지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양 기념일 명칭에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현재의 노동 환경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자본주의 토대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생산성이라는 미명하에 스러지고 부서졌던, 또 맞서서 투쟁했던 노동자의 분투가 밑거름이 됐다. ▼여전히 일선 노동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외주화와 플랫폼 노동, 외국인 근로 등 새로운 형태로 파생되면서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법정 공휴일인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최장 엿새에 달하는 꿀맛 같은 연휴가 펼쳐진다. 이마저도 누리지 못한 채 노동 현장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노동절 본연의 의미를 통해 노동의 숭고한 가치, 아직도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동지들에게 시선을 돌려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