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강현 전 국립해양박물관장이 ‘명태평전’을 상재했다. 신간은 고성·양양·속초 현지조사 채록본을 담아 눈길을 끈다. 주강현 작가는 국민 생선 명태를 통해 동해안의 역사와 생활사, 기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상태에 따라 생태, 동태, 북어, 황태, 먹태, 노가리 등 무려 50여 가지 명칭으로 변모하는 명태. 밥상은 물론 굿판에도 등장해 액막이 부적으로도 사용된 명태는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부터 명태 어획량은 날로 줄어들었고, 지금은 동해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어민들은 이미 먼 바다에 나가 조업하거나 수입해야만 명태를 먹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이상 동해안에서 건져 올린 명태를 만날 수 없는 시대, 해양 문명사 연구가인 작가는 명태에 대한 마지막 기록이자 우리 바다에 대한 마지막 회고로서 신간을 집필했다. 동해안 어항 현지 조사한 결과와 북한민속학연구실의 1950~1960년대 현지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은 명태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바다위의정원 刊. 400쪽.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