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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NC 홈 구장 구조물 사망 사고에 프로야구 전 구단 긴급 시설 점검…책임자 ‘중처법’ 적용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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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창원NC파크 마감 자재가 낙하한 건물(상단 가운데 붉은 선). 사진=연합뉴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29일 경남 창원NC파크 3루 측 매점 인근에서 구조물이 추락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상 초유의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프로야구 전 구단들이 일제히 긴급 시설 점검에 나섰다.

모든 구단들은 '어느 야구장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인지하고 긴급하면서도 세밀하게 점검을 벌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경기 전에 잠실야구장 내·외부 시설물을 점검했다. 이상은 없었다"며 "31일에도 매장 간판 지지대와 외부 인테리어 등 전방위적으로 더 꼼꼼히 체크한 뒤 현재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축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홈으로 쓰는 한화 이글스는 매일 경기 전과 후 전체적인 시설물을 점검한다. 경기 중에도 순찰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강풍에 대비해 광고물 설치업체와 광고물 및 사인물을 재차 점검했다"며 "상품 매점 등 입주업체와 함께 관련 시설물을 점검했고, 간판 등과 같은 시설에 대해 관리와 점검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유일하게 돔구장(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활용하는 키움 히어로즈도 지난달 30일 서울시설공단과 긴급 점검을 했다.

고척돔의 시설 관리 주체는 서울시설공단으로, 주기적으로 고척돔 정밀 안전 검사를 한다.

구단도 시설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과 서울시설공단이 안전 대책 회의를 꾸준히 하고,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열어놨다"며 "돔구장이니, 화재, 전기 사고 등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고척돔 정기 안전점검을 상·하반기에 1회씩, 정밀 안전점검은 4년에 1회, 정밀 안전진단을 10년에 1회씩 한다"며 "창원에서 벌어진 사고로, 고척돔도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4월 4일까지 긴급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창원NC파크 마감 자재가 낙하한 건물(상단 가운데 붉은 선). 사진=연합뉴스.

주중 3연전을 방문 경기로 치를 예정이던 구단들은 1일까지 홈구장을 정밀 점검한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지난달 31일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정밀 검진을 하고 있다. 목요일까지 구장 시설을 세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SSG 랜더스는 "긴급 안전 점검 계획을 세웠다. 1일부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월 29일에 구단 자체적으로 야구장 점검을 했고, 지난달 31일부터 4월 3일까지 구단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이 함께 부산 사직구장 내부와 외곽 전체를 점검하며 불필요한 부착물을 제거할 계획"이라며 "2군 상동 구장도 시설과 안전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홈 구장에서 사고가 난 NC다이노스는 1일 긴급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외부 안전 점검 업체 직원들은 고소 작업차(스카이 차)를 동원해 낙하 사고가 발생한 외벽구조물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와 동일한 자재에 대해 점검했다.

구단은 이날부터 2일 혹은 3일까지 창원NC파크 외관에 설치된 전체 루버 231개를 전체에 대해 안전을 진단한다.

주요 점검 내용은 루버 볼트 체결 상태, 루버 균열 및 변형 상태, 방재 부식 상태 확인 등이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지점 루버는 경찰 조사 마무리 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 지점 진입로 중 한 곳인 3루 내야 게이트 4번에는 사고로 숨진 팬을 애도하는 조화가 놓여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프로야구 구단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가능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중처법은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한 법안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1년 1월 8일 국회를 통과해 2022년 1월 27일 시행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년 1월 각 구단 대표이사의 모임인 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을 공지했다.

현재 프로야구가 열리는 야구장은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각 구단이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창원NC파크도 창원시가 소유하고, NC 다이노스가 사용권을 가져 위탁 운영하는 형태다.

NC파크 유지, 보수 권한과 책임은 지자체에 있어 구단 독자적으로 시설물을 유지, 보수하기 어렵다.

시설물 관리 권한이 지자체 쪽에 있다면, 책임도 지자체가 더 무겁게 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위탁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벌어진 안전사고에는, 야구단의 책임이 따른다고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처법 시행 후 지난해까지는 야구장에서 사회적 문제가 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프로야구 관중들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으로 후송되거나 의무실에서 치료받는 모습에 프로야구 구단은 야구장 안전 점검과 부상자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사회적인 문제로 직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와 프로야구단 사이에 '야구장 시설과 안전 관리에 함께 힘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책임의 주체가 모호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결국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5시 20분 경 프로야구 창원NC파크 홈 구장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중 낙하해 관객을 덮친 구조물은 길이 2.6m, 폭 40㎝, 무게 60㎏가량의 알루미늄으로 된 외장 마감 자재인 '루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버는 공기를 순환시키고,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구조물이 설치된 곳은 매점 위 구단 사무실 창문 외벽 약 17.5m 높이다.

평소에는 고정된 상태였으나 사고 당일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졌고,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관중 3명이 다쳐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머리를 심하게 다친 A씨는 치료를 받던 중 지난 31일 끝내 숨졌다.

A씨의 친동생인 10대 B씨는 쇄골이 골절 되고,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다리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파로 프로야구 경기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 누리집에 게재한 사과문.

KBO 사무국은 지난달 31일 "KBO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4월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4월 1∼3일 무관중으로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창원NC파크의 3연전은 아예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 잠실구장(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LG 트윈스-kt wiz) 경기는 4월 2일 재개된다.

경기 시작 전에는 희생자를 위해 묵념하고,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하며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는 근조 리본을 달고 추모한다.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 시설물과 구조물 안전성을 경기에 앞서 철저하게 점검하는 한편, 구단과 지방자치단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강화하고 정밀화할 방안을 지속해서 강구할 것"이라고 공동으로 입장을 냈다.

이어 "이번 사고 희생자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유가족 및 부상자분들과 그 외에도 깊은 심신의 상처를 입은 모든 야구팬과 관계자분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KBO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3루 내야 게이트 4번에 조화가 놓여 있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 조형물 추락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5.4.1.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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