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수장인 사장 공석 기간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사실상의 비상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광공사가 일하는 조직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에는 김영창 상임감사의 보이지 않는 조력이 있다. 김 상임감사를 만나 철학과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부임한지 1년8개월이 지났다. 소회는?="사장 공석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어깨가 무거웠다. 임원 총 수가 5명임에도 추가 임명없이 현재 사장 직무대행과 상임감사 2명이 남은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능한 임직원들이 버티고 있고, 사장 공석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상임감사의 역할이기에 더욱 업무에 집중하는 계기로 여기고 있다.
감사 취임과 함께 감사의 방향성 설정을 위한 ‘감사 철학 재정립’과 함께 내부통제 체계를 신규 구축했다. 짧은 시간 내 어렵고 힘든 과제가 많았을텐데 묵묵히 따라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1월 중순부터 사장 공백 상황이 이어지는 위기상황에서도 차질없이 내부통제 체계가 구축되고 있고, 이를 통해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즉각 조치되고, 무엇보다 방지하는 역할을 하면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내부통제'는 무엇을 의미하나="통제라는 표현만 놓고보면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단어다. 하지만 직원들을 옥죄는 수단이 아니라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 기관 현업부서에서 사전점검하는 내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감사 파트에서 이행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우리 공사의 경우 연간 2,000건이 넘는 계약업무와 본사의 통제력이 약화되기 쉬운 해외지사의 운영에 대한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직원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성과로 이어졌나="경영제언 과정에서 관광공사는 '공정계약파트'와 '해외조직망 운영파트'를 신설했다. 또 직원들이 감사 지적에 대한 우려로 소극행정을 펴는 것을 막기 위해 사후 면책을 전제로 하는 사전컨설팅 제도를 도입, 적극행정의 기반을 마련한 것도 의미있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조직의 지속적인 발전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공공기관 감사기구들이 모인 원감회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원감회에서는 각 기관별 감사결과에 대한 품질평가와 시상이 있었는데,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도내 다양한 기관들과의 청렴 업무 협업에 기여한 점을 들어 강원자치도지사 표창을 받은 것도 큰 결실이다."

■남은 임기 중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면="그동안 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최신 감사기법에 대한 교육에 집중했다. 감사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디지털, AI 기술을 감사 과정 전반에 도입해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AI감사 확대를 위해 전문 인력 영입에도 매진했고, 기존 감사인들과 학습기회를 넓혀 함께 성장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감사 과정 전반에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감사 결과의 객관성과 결과 수용도를 더욱 높이는데 주력하겠다. 특히 본격 궤도에 오른 내부통제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관광공사가 선도적인 기관이 되도록 지원하고, 감사실의 전문성 및 인프라 강화에도 힘쓰겠다.
감사는 직원을 육성하고 조직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적과 문책 위주의 감사로 조직을 위축시키기 보다 적극행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구해 가겠다. 결론적으로 직원을 돕는 게 감사의 역할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