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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석탄 쏟아지던 마을…국내 최초 탄광도시 영월 마차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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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석탄문화 세계유산화]-석탄문화유산을 가다(3)
영월 마차리 탄광문화촌 60년대 탄광촌 풍경 그대로 재현
영월광업소 남은 유산 많지 않아 타 지역 반면교사 삼아야

강원탄광문화촌 내 전시된 영월광업소 미니어처(좌)와 50년 전 영월 마차리 풍경(우·독자제공)
강원탄광문화촌 탄광촌 생활관에 꾸며진 마차탄광촌 풍경. 영월=김현아 기자

영월읍에서 구불구불 차로 20분. 영월군 북면 마차리는 아담한 마을이다. 복층 건물조차 찾아보기 힘든 풍경은 이곳이 1960년대 번성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탄광촌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게 한다.

마차리에선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옛 영월광업소 채탄광 부지에는 전성기를 그대로 재현한 ‘강원탄광문화촌’이 자리하고 있다.

‘탄광촌 생활관’으로 들어서는 검은 문을 열어 젖히는 순간, 관람객들은 1960년대 마차리 골목 한복판으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된다.

광부들이 삼겹살에 술 한 잔 기울이던 '마차집'부터 배급소, 사택, 양조장, 공중 수도, 상회, 이발소, 학교 등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탄광촌 생활관’의 하이라이트는 옛 대한공사 영월광업소 미니어처다. 영월광업소~영월화력발전소 12㎞ 거리를 오가며 종종 하늘에서 석탄더미를 떨어뜨리곤 했다는 공중삭도가 특히 눈에 띈다. 과거 풍경 속에서 현재의 모습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원탄광문화촌 갱도체험관 내부 모습. 영월=김현아 기자

갱도 체험관은 강원도내 최초 갱도인 ‘영월갱, 너더리 항’ 중 일부 구간을 전시실로 꾸며 개방했다. 어두컴컴한 갱도 속은 걸음마다 광부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갱도를 뚫는 굴진, 채탄을 위한 발파,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기둥을 받치는 동발설치, 갱도 내부 사무실 모습까지 체험관 ‘막장’을 찍고 나오는 30여분 간 생생한 현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산업전사 위령탑을 들러 채탄 작업 중 목숨을 잃은 광부들을 추모하고 나면 강원탄광문화촌 관람은 마무리된다. 교과서를 통해, 빛 바랜 사진을 통해 알았던 탄광역사의 장본인이 되어보는 귀중한 경험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영월광업소의 옛 부지와 갱도만 활용했을 뿐 대부분 전시품은 모형이다. 석탄사(史)에서 영월이 차지하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폐광 이후 남겨둔 유산이 없다. 당시 유산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탓이다. 공중삭도는 고철로 처리돼 팔려나갔을 정도다.

정의목 영월탄광문화연구회 대표는 “1990년대 초 영월지역의 이른 폐광으로 유물·유산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영월광업소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타 지역 광업소의 역사를 잘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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