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돈 먹는 하마 알펜시아 매각 성과 재조명돼야”

김규호 전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2018평창동계올림픽 잔치는 잘 끝났지만 알펜시아의 1조원의 빚은 강원도가 안고 가야 하는 짐이었다. 4.85㎢ 규모, 공사기간 6년, 사업비 1조8,000억원이 쓰인 강원도가 100% 출자한 알펜시아는 2020년 당시 하루 이자 4,300만원, 한 달 13억원, 1년 156억원(초기에는 300억여원)을 쏟아붓는 ‘돈 먹는 하마’였다. 그 동안 갚아 온 이자만 해도 3,700억원이었다.

필자는 2018년 7월1일 강원도의회에 들어가서 기획행정위원회로 상임위원회를 배정받았는데 강원도개발공사는 소관 상임위원회가 기획행정위원회였다. 자연스럽게 ‘알펜시아 매각’이라는 큰 과제는 기획행정위원회에서 함께 가야 할 운명이었다. 필자는 2020년 7월1일 기획행정위원회 3년 차를 맞으면서 상임위원장이 되었다. 이때 강원도개발공사 사장도 교체됐다. 새로 임명된 이만희 사장은 취임 후 알펜시아의 매각에 대한 검토를 마친 후 2020년 10월 말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채택하여 매각작업에 착수하였다. 그동안의 비밀리에 진행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의계약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획행정위원회에서는 강원도의 알펜시아 매각에 대하여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강원도개발공사의 매각절차를 감시하며 매각을 도왔다. 물론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늘 따랐지만 추진동력을 막지는 못했다. 필자는 기획행정위원회 운영을 통하여 그리고 여러 차례 신문 기고와 방송TV토론을 통하여 알펜시아 매각의 시급성과 가격 논쟁에 대하여 의사표명을 하였다.

옆에서 지켜본 공기업을 매각하는 일은 너무 어려워 보였다. 그건 온전히 ‘본전 생각’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본전을 찾지 못하면 바로 ‘헐값 매각’이란 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2021년 8월20일 알펜시아는 네 차례의 입찰 실패와 수의계약 실패를 거쳐 다섯 번째 공개입찰에서 7,115억원에 KH강원개발에 팔렸고, 매각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계약자의 모그룹인 KH그룹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견기업이다. 2022년 2월18일 잔금 납부와 함께 매각은 완료되었고 소유권은 KH그룹으로 넘어갔다.

필자는 이만희 사장의 저서 ‘알펜시아, 이렇게 팔았다. 다시 그 순간이 와도’를 읽으면서 2022년 6월 퇴임 이후의 힘든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매각 이후에도 시민사회단체에서 강원도지사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을 직권남용,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입찰방해, 업무상배임 등으로 고발하였다. 2022년 말 모두 무혐의 판정이 나왔고, KH그룹은 담합이 인정되어 과징금을 받았다고 하며 이와 관련, 도지사도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알펜시아를 그때 본전 생각하며 매각을 하지 못하였다면 9,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2025년 1월16일자 모 경제일간지에 의하면 알펜시아는 KH그룹 인수 이후 3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고, 골프, 식음, 레포츠시설 등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3년 동안 51% 상승했다고 한다. 2009년 알펜시아리조트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한다. 단기간의 성과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매각과정에 얽혀있는 문제들이 순조로이 해결되어 다시 한번 알펜시아 매각의 성과와 향토기업으로서의 알펜시아의 미래가 새로이 조명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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