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TV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던 나종호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12일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관련 "마음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없이 공개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비극이 우울증을 앓는 교사들이 이를 숨기고 오히려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 교수는 "하늘이는 제 딸 아이와 동갑"이라면서 "기사만 읽어도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하늘이법'을 만들어 심신미약 교사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하늘이 아빠)말씀은, 정신과 의사인 저조차 쉽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면서 "하늘이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와 함께 깊은 존경과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세원 교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오른다"면서 "당시 환자의 손에 돌아가신 임 교수님의 유족은 오히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셨다"고 했다.
나 교수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 중 고작 10프로만 치료 받는 우리의 현실은 큰 문제다. OECD 평균 우울증 치료율은 50-60%이고, 미국은 60%가 넘는다"라면서 "'하늘이법'은 교사들이 아무 불이익없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교사들을 잃었다. 비단 교직에 해당되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앞서 나 교수는 지난 11일에도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투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교수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3년 1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 A씨가 1학년 김하늘(8)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이날 오후 5시50분께 대전시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김 양의 목을 조른 뒤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김 양은 끝내 숨졌으며 A 씨는 범행 이후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