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안철수 “이재명 '잘사니즘' 신뢰 안 해…개헌 거부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절대반지 포기 못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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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9일 오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하는 4선 이상 의원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5.2.9.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이른바 '잘사니즘'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먹사니즘'을 처음 내세웠을 때도 말과 행동이 달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전날 있었던 이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언급하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성장을 무려 28번이나 언급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우클릭에 놀라지만, 저는 새롭지도 두렵지도 않다. 이 대표의 ‘말 따로 행동 따로’는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작년 7월 ‘먹사니즘’을 처음 내세웠을 당시에도 성장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면서 "이재명 민주당이 보여준 것은 먹고 사는 문제나 성장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 경영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노란봉투법, 국회증언감정법은 강행처리하면서도, 업계가 절박하게 요구해온 반도체특별법은 반대했으며,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민생 법안은 뒷전이었다"며 "정치인의 진심을 알려면 말이 아니라 발이 어디로 가는지 보라는 격언 그대로였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반면 이 대표는 방탄과 정쟁에는 진심이었다. 검사 등 공직자에 대한 탄핵안만 9건, 특검법 9건을 통과시켰고 사상 최초로 정부 예산을 삭감하기까지 했다"면서 "이러니 그가 민생과 성장을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고, ‘먹사니즘’에 이어 ‘잘사니즘’도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어제 언급한 ‘공정성장’이라는 말은 제가 10년전인 2015년부터 반복해서 주장해 온 말"이라면서 "저는 실력만 있다면 중소기업도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공정한 시장구조와 혁신만이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사례와 같은 ‘공정성장’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0. 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대표의 공정 성장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의 말대로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누는 것을 공정 성장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배를 말하는 것이지 어떻게 성장이라 보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과거에 남이 제안한 주장을 말만 베껴 쓰고 왜곡하기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철학을 명확히 제시해주기 바란다"며 "민주주의 회복을 말하면서도 개헌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87년 헌법은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더 이상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고, 건강한 민주주의 질서를 확립하는 유일한 길은 개헌"이라면서 "그러나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개헌을 외면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절대반지를 포기하기가 싫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헌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느 대통령도 탄핵 위협을 피할 수 없으며, 진영간 대립과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개헌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를 배신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개헌에 동참해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저는 나라를 위해 이 대표가 진정으로 달라지기를 기원한다. 왜 이 대표의 연설을 듣고서 많은 사람들이 양두구육과 유체이탈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지 돌아보기 바란다"면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함께 해주기를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기존 '먹사니즘'에서 나아가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4일 근무, 진보·보수 등 이념에 상관없는 경제 정책 수용, 정년 연장과 연금 개혁,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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