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크골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방문객이 급증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파크골프장이 크게 늘면서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올해 원주천 둔치와 문막읍 취병리, 지정면 간현리 간현생태공원, 부론면 흥호리 두꺼비캠핑장 4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철원군은 김화읍 군(軍)유휴지를 활용해 18홀 규모로, 2027년 도민체전이 열리는 홍천군도 홍천읍 태학리에 조성할 예정이다. 강릉시도 유천동 일대에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을 추진하면서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17개 시도 파크골프장 시설 공급과 파크골프 수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올해 1월 기준 411곳으로 2020년 대비 61.8% 증가했다. 이 중 강원지역 파크골프장은 37곳으로 전국에서 경남(66곳), 경북(62곳), 경기(43곳) 다음으로 많았다. 도내 파크골프장의 2020년 대비 2023년 증가율은 42.9%로 전국 17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높게 집계됐다.
나라살림연구소는 파크골프장이 늘어난 주된 이유로 일반 골프장과 비교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지자체의 경제적 부담이 적고 1만원 미만의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노인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으면서 노인 인구가 많은 강원지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50여개의 크고 작은 대회가 열려 외부 방문객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력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확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과거 게이트볼장의 사례처럼 참여율 감소와 과잉 공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지역 그라운드·파크골프 참여율은 2020년 3.9%에서 2023년 2.2%로 1.7% 줄었다. 파크골프 시설의 증가 및 공급과 반대로 시설 이용 빈도나 주민 골프 참여율은 떨어지는 ‘공급-수요의 비대칭’을 보인 것이다.
과거 게이트볼장도 전국적으로 늘어났다가 최근 수요 부족으로 방치되거나 용도 전환에 추가 재정이 투입된 사례가 있어, 파크골프 관련 수요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은 “파크골프 수요 변화를 고려해 장기적인 운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새로운 여가 활동의 등장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는 만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