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피플&피플]60대 졸업생 1명뿐 … 어느 특별한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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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야간중·고등학교 제59회 졸업식 열려
교사들의 헌신, 만학도들의 열정 어우러져

2024학년도 제59회 소양야간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지난 7일 춘천 효자동에 위치한 교내에서 전운봉 교장, 구철진 교감, 최혜경 교사, 김기화 교사, 김미선 담임교사 및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7일 밤, 춘천 효자동의 한 작은 교실에서 ‘소양야간중·고등학교(소양야학) 제59회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 단 한 명을 위한 자리였지만, 축하하는 교사들과 동료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졸업장을 받은 홍은주(63)씨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온 끝에 최근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홍씨는 “나이가 많아 배운 것을 잊고 또 잊어버려도, 선생님들은 언제나 격려해 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졸업 후에도 야학에 남아 고등학교 검정고시 준비에 나선다.

소양야학은 1966년 개교한 이후 문해교육과 검정고시 준비를 지원해 온 뿌리 깊은 야학이지만 운영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의 헌신 덕분이었다. 현재 상시 근무하는 교사 8명은 모두 자원봉사자로, 현직 및 퇴직 교사들이 뜻을 모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보조금이 지급되지만, 운영비로 턱없이 부족해 교사들의 자비 부담과 후원으로 충당되는 실정이다.

이 야학을 50년 넘게 지켜온 전운봉 교장은 1976년 강원대 사범대 재학 시절 처음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그의 부인이자 같은 야학 교사인 최혜경씨 역시 소양야학에서 전 교장을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 교장은 “우리는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일 뿐,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기꺼이 헌신하는 교사들과 만학의 꿈을 이루려는 학생들 모두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의 곁에는 같은 뜻을 실천하는 교사들이 있다. 15년째 야학을 지켜온 구철진 교감(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장학사)은 퇴근 후 곧바로 야학으로 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최진희 장학사, 안서헌 장학사, 남진화 주무관 등도 늦은 밤까지 늦깎이 학생들의 배움을 돕는다. 30년 경력의 김기화 교사, 김미선 담임교사도 이날 졸업식에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졸업식이 끝났지만 야학은 방학도 없이 10일 다시 문을 연다. 오는 4월 검정고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교사들의 헌신과 만학도들의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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