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일상을 흔드는 사건과 예상치 못한 선택 그리고 깊은 감정을 일으키는 순간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의 진실을 좇는 스릴러 ‘브로큰’, 올림픽 역사상 초유의 테러 인질극을 생중계한 언론인들의 딜레마를 그린 ‘9월 5일:위험한 특종’, 그리고 상실과 치유의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감성 드라마 ‘고양이키스:당신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이 2월 첫 극장가를 찾아온다.



■브로큰=하나뿐인 동생 ‘석태’가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왔다. 동생의 아내 ‘문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남겨진 것은 풀리지 않는 의문뿐이다. 동생이 죽고 진실이 묻힌 밤, 형 ‘민태’의 분노가 깨어난다.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던 민태는 우연히 소설가 ‘호령’을 만나게 된다. 호령의 베스트셀러 ‘야행’ 속에는 석태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고 민태는 그의 소설이 단순한 허구가 아님을 직감한다. 얽혀버린 진실 속에서 혼란에 빠진 가운데 민태와 호령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해 나간다. 그러나 진실에 다가갈수록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한다. 형제가 몸담았던 조직과 경찰까지 사건에 개입하며 민태는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진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동생이 죽은 그날 밤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분노를 무기로 삼고 끝없는 추적을 시작한다. 민태는 과연 동생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영화는 개인의 복수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는 순간 정의는 어디까지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5세 관람가. 99분.
■9월 5일:위험한 특종=1972년 뮌헨 올림픽,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스포츠 축제의 현장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올림픽 생중계를 준비하던 ABC 방송국 스포츠팀은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음을 목격한다. 방송국은 즉시 이 사건을 생중계로 내보내며 전 세계 9억명의 시청자들이 화면을 통해 인질극 사태를 지켜보게 된다. 시청률은 계속해서 급상승하고 전례 없는 단독 특종을 잡은 방송국은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보도를 이어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실이 밝혀진다. 전 세계 시청자들 속에서 테러리스트들 또한 방송을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찰과 정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올림픽 역사상 유례 없는 테러 인질극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상황에서 방송국은 결정의 기로에 놓인다.
‘보도를 계속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전 세계의 관심과 윤리적 고민이 맞부딪히는 가운데 언론의 역할과 책임을 두고 사상 초유의 보도전이 펼쳐진다. 15세 관람가. 95분.
■고양이키스:당신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아내 ‘수정’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진 동화 작가 ‘용희’는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아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작업실에 들어갈 때마다 과호흡 증상이 찾아와 오랫동안 그 방을 닫아둔 채 방치한 지도 오래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실에서 딸 ‘재인’이 몰래 숨겨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다. 때마침 집 천장에서 물이 새는 문제로 찾아온 목수 ‘로언’은 그 방을 고양이 방으로 꾸밀 것을 제안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에 부담을 느끼는 용희는 망설이지만 결국 마지못해 고양이와의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새로운 일상이 전개되며 용희는 재인과 로언의 도움 속에서 점차 닫혔던 마음을 열게 된다. 작은 생명과의 교감은 차츰 삶의 온기를 되찾고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
영화는 상실과 치유, 관계의 회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공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전체 관람가. 1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