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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연예인 정치색’

가수 나훈아가 지난 10일 공연에서 최근의 정치 상황을 두고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라고 말한 뒤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일갈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 인사들은 SNS에 잇달아 비판 입장을 냈다. 그러자 그는 공연 마지막 날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래 (오른쪽도) 별로 잘한 게 없어.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런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그런데 또 딴지를 걸고 앉아 있다”고 불쾌해했다. ▼아이유는 지난달 13일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는 팬들을 위해 곳곳의 식당에 ‘선결제’를 해둔 바 있다. 당시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추운 날씨에 아이크(응원봉)를 들고 집회에 참석해 주변을 환히 밝히는 ‘유애나’(아이유 팬덤)의 언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라며 먹거리와 핫팩을 준비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권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아이유와 모델 계약을 맺은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고 심지어 아이유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가수 임영웅도 지난달 7일 SNS 설화에 휘말렸다. 탄핵 정국 속 임영웅이 개인 SNS에 반려견 생일 축하 글을 게시하자, 한 누리꾼은 “이 시국에 뭐 하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임영웅은 “뭐요”라고 답했다. 이 누리꾼은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 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는 비판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해 구설수에 올랐다. ▼연예인들의 정치색을 둘러싼 논쟁들은 과거부터 지속돼 왔다. 2023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일본 오염수 방류 비판 발언을 한 가수 김윤아와 관련해 “연예인은 권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정치권에서 하나하나 문제 삼는 건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핵심 가치다.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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