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부동산 경기 한파가 이어지면서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부동산 직거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직거래 뒤 계약금 등을 받은 뒤 잠적하는 피해사례도 잇따르며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아파트 매매 직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12.8% 증가한 2,8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매거래 1만7,336건 중 16.2%를 차지한다. 아파트 직거래는 2021년 부터 증가세를 보이며 4년 전인 2021년 419건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중고마켓에서도 직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14일 기준 강원지역 부동산 직거래 매물은 4,837건에 달했다.
개인간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거래 시 2억~9억원 미만은 0.4%, 9억~12억원 미만 0.5%, 12억~15억원 미만은 0.6%, 15억원 이상은 0.7% 이내의 중개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직거래는 중개수수료는 아낄 수 있지만 중도금을 입금하게 한 뒤 잠수를 타는 일명 ‘먹튀’나 허위매물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 간 부동산 거래는 공인중개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허위 및 미끼 매물 등록 여부를 감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당근마켓 등 플랫폼에서 발생한 부동산 직거래 관련 형사사건은 9건이었으며, 피해금액은 총 15억7,675만원에 달했다.
이성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특별자치도회 부회장은 “직거래는 법적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아파트 계약 시 직거래를 지양하고, 공인중개사 등 전문가와 함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