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의 마지막 일요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탑승객 중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 직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그로부터 1분 뒤 구조요청 신호를 관제탑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장 수습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 "구조된 2명 외 생존 가능성 낮아"=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여객기 기체는 활주로 주변의 시설물인 외벽에 충돌하면서 반파됐고,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179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2명(승무원)으로 파악됐다. 여객기 기체는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어 "구조된 2명 외 승객들의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국토부 "조류충돌 경고 1분 후 구조요청 신호"=이날 사고가 난 항공기는 오전 1시 30분께 방콕에서 출발, 오전 8시 30분께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예정시간에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한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활동(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인 8시58분께 사고기 기장이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냈다. 오전 9시께 사고기는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3분 후인 9시3분께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이 활주로에 착륙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CCTV 영상 등으로 확인됐다.
■광주·전남 지역민 피해 집중 가능성=무안국제공항은 광주와 전남 지역민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인명피해도 이 지역에 집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공항은 국내선만 취항하고 있어 광주에서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이 무안이다. 사고 여객기 탑승자 명단에는 지역 공무원과 그 가족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도 출연기관 남성 연구원 2명이 태국으로 동반 여행을 갔다가 해당 여객기 탑승 명단에 포함됐다. 화순군에서는 현직 공무원 3명, 퇴직 공무원 5명 등 8명이 동반 여행을 갔다가 여객기에 탑승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현장 조사에 돌입했고 각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사고 수습과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