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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라는 말은 그리스도(Christ)와 미사(Mass)가 합해진 것이다. 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 언제인지 기록돼 있지 않다. 성탄절이 12월25일로 고정된 것은 4세기 중엽 교황 율리우스 1세 때다. 이 시기 로마의 동방 지역에서는 1월6일에 예수 탄생을 기념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하루를 전날의 일몰부터 다음 날의 일몰까지로 쳤기 때문에 전야인 이브를 중시했다. ▼크리스마스캐럴은 원래 크리스마스만을 위한 노래가 아니었다. 세시 명절을 기념하며 춤을 출 때 부른 것이었다. 산타클로스가 대중 곁으로 다가온 역사는 불과 1세기도 안 된다. 1931년 코카콜라가 겨울 판매량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붉은색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백화점 홍보에 등장시킨 게 계기였다. 한국에는 18세기 이후 천주교가 전래되면서 함께 들어왔다.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공휴일로도 지정됐다. ▼크리스마스카드가 생긴 건 1843년이다. 영국의 H.콜이 고안해 왕립미술아카데미 회원인 존 C.호슬레이에게 그리게 한 걸 계기로 선보인 뒤 1870년 이후 우편제도가 발달하면서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종이 카드는 e메일 카드에 밀리고, e메일 카드는 문자메시지에 밀리면서 오랫동안 연례행사로 주고받던 크리스마스카드가 줄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보내는 편지나 카드 한 장이 소중한 법이다. 문구점에서 이리저리 고르고 뭐라고 써야 좋을까 고민하던 때가 문득 떠오른다. ▼크리스마스의 낭만이 사라졌다. 가을부터 밤마다 정성 들여 뜨개질로 짰던 목도리, 조끼, 장갑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좋아하는 노래를 테이프에 녹음해 온 정성으로 포장하고 자신이 줄까지 치며 읽은 시집을 선물하는 청춘 남녀가 지금도 있을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밝은 희망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절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따뜻한 정이 우리 사회를 가득 채워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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