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집]폐광 대비, 삼척시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정부의 폐광정책에 따라 석공 도계광업소가 내년 6월 폐광될 예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실시한 ‘탄광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에서는 폐광 피해규모가 삼척의 경우 5조6,000억원, 올 6월 폐광한 태백은 3조3,000억원으로, 두 지역 모두 완전 폐광시 9조원 이상의 피해와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척지역 내 총생산(GRDP)의 9.6%가, 태백지역은 13.6%가 사라지는 셈이다. 또 삼척 1,685명(도계읍 1,603명), 태백 876명(장성동 722명)의 대량 실업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지역쇠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척시가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출을 막을 다양한 대체산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박상수 삼척시장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센터 기반 의료클러스터 구축=폐광지역 핵심 대체산업인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센터를 기반으로 한 의료클러스터 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비 규모가 3,333억원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척시가 공동 대응하고 있고, 현재 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제성(B/C)도 1~1.19 정도로 나오고 있어 내년도 예산에 반영이 되기 위해 삼척시와 탄광지역 사회단체들이 올해 연말 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윤시중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가속기 의료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자문 및 컨설팅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 및 환자 치료교육, 강원대병원 삼척분원 설립 디자인 및 의료인력 교류 등 각 분야에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삼척시와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상수 삼척시장과 권정복 시의장 등은 올 8월 일본 암치료 전문센터를 견학하고 폐광지역 대체산업 접목방안을 구상했다.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를 기반으로 한 의료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 모습.

삼척시는 올해 내 예비타당성 통과에 이어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설계부터 개원시까지 4단계 추진 프로젝트 용역을 이미 진행중이다. 도계읍 흥전리 12만여㎡ 부지에 중입자 치료기를 갖춘 암 치료센터와 재활시설,휴양시설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협의하에 마련한 삼척시의 대체산업인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 기반 의료클러스터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이 하루빨리 통과돼 시가 마련한 계획대로 사업이 정상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상수 삼척시장과 권정복 시의장 등은 올 8월 일본 암치료 전문센터를 견학하고 폐광지역 대체산업 접목방안을 구상했다.

■지정 면세점 설치=탄광지역인 삼척시 도계읍에 지정면세점 설치시 강원도 내 도소매서비스업 생산유발계수를 이용해 추정한 생산유발효과는 1,94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187억원, 고용창출 효과 3,622명, 면세점 예상 매출액이 930억원이어서 관광객 유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철규 국회의원이 22대 국회 임기 첫날 ‘1호 법안’으로 폐광지역에 지정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폐광지역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에 대해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를 면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함께 내놨다. 개정안의 핵심은 폐광이 이뤄지는 지역에 내국인 면세점 설치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있다.

폐광지역의 지정면세점 설치는 필요성을 인정받아 제20대 대통령 선거공약 및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하지만 20·21대 국회에서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정면세점의 설치 및 운영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2대 국회 회기내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상수 삼척시장

■오픈캠퍼스 2호관 신축=대학과 도시가 결합한 대학도시 오픈캠퍼스 2호관 신축(460억원) 사업이 본격화된다. 교육부의 신규사업으로 확정돼 캠퍼스를 시내지역으로 이전해 교육여건을 향상하고 도심 경제활성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도계캠퍼스는 도계읍 육백산 해발 평균 804m에 위치해 ‘국내에서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대학’으로 불리고 있다. 수업 및 행·재정적 어려움, 캠퍼스~기숙사간 교통비와 버스운영비가 연간 9억3,000만원이 소요되는 등 불편과 재정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에 기재부 심의 및 국회 예산안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2028년까지 460여억원을 투입, 폐광을 앞둔 석공 도계광업소 사무실 및 대지 등 부지에 지상 12층 규모의 오픈캠퍼스를 신축해 오는 2029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척시는 2019년 시내지역에 오픈캠퍼스 1호관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글로컬대학 선정과 동시에 도계대학도시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2호관 신축에 따라 기존 도계캠퍼스 시설은 집중교육센터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도계캠퍼스 조성에 폐광기금과 삼척시의 재원이 투입되던 것과는 달리 교육부인 정부 예산이 직접 투자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삼척 도계지구 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 포스터.

■주거공간 확충=삼척 도계 강원형 공공임대주택 건립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이는 도계지역 광산사택들이 준공된 지 30년이 경과된 노후 주택으로, 내년 6월 석공 도계광업소 조기 폐광 결정에 따라 불안한 주민들의 주거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120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해 청년, 신혼부부 및 고령자 등 주거 필요계층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젊은층 적극 유도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복안이다.

강원형 공공임대주택 건립사업은 국비 107억원과 도비 40억원, 시비 207억원 등 354억원이 투입되며, 2028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도계읍 도계리 장미사택 일원에 지상 7~8층, 4개동 120세대를 신축하는 것으로, 29㎡, 33㎡, 46㎡로 구분돼 신축된다.

■반려동물 테마공원 조성=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5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반려동물 테마공원 조성사업은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고 반려인들의 관광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글램핑장 60동, 수영장, 운동장, 놀이터, 산책로 등 반려동물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시설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간 15만명이 다녀가는 하이원추추파크 부지 내에 시설을 조성해 폐광지역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터뷰 /

■박상수 삼척시장=박상수 삼척시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폐광지역의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당장 내년 6월 석공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폐광지역은 말 그대로 고사될 위기이며, 제 때 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회생이 어려울 처지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 협의하에 추진중인 대체산업이 하루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등 일련의 절차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폐광과 동시에 발생하는 공백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정부 주도로 폐광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면서, 폐광지역의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며 “폐광지역 100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대체산업이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견고한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폐광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삼척시가 다양한 대체산업을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사업들이 정상적이고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국가경제발전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광부들이 자긍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폐광 이후 대체산업으로 제2의 경제진흥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배려가 아니라 의무이자 책무”라고 밝혔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