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에서 직장에 다니는 40대 A씨는 최근 직장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공지사항을 올린 뒤 '금일 내' 답변해 달라고 했음에도 회신을 주지 않은 신입사원에게 이유를 묻자, 신입사원이 "금요일까지 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반문한 것이다. A씨는 "최근 청년 문해력이 심각하다고 들었지만, 정말 금요일이 금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제는 직원들이 말을 알아들은 것이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9일 ‘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교육현장에서도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당황하거나 난감했다는 반응과 올바른 한글 사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우천시(비가 오면) 장소를 변경한다고 했더니 어디있는 도시냐는 질문을 받아 당황했다", "추후 공고라는 공지를 보더니 어디있는 공고냐는 얘기를 한다", "사서에게 반납하라고 가정통신문을 보냈더니 책을 직접 구매하더라"라는 등의 토로도 나온다.
교사들 역시 디지털 매체를 문해력 악화의 요인으로 꼽고, 독서교육 등 어릴 때부터 올바른 한글을 접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총이 제578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사의 36.5%는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에 대해'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순으로 나타났다.
교총 관계자는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