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이커머스 정산 지연, 소상공인 피해 확산 막아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 환불·정산 지연 사태가 계속되면서 6만 개에 달하는 입점 업체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당국이 추산한 피해 규모는 올 6, 7월의 판매 대금까지 집계한다면 미정산액은 당초 알려진 1,700억원을 훨씬 넘어 3,000억원을 초과할 수 있다고 한다. 이커머스에 입점한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거래 대금을 받지 못한 조리 및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소상공인들은 물론 내수 침체 장기화에도 근근이 버티던 숙박, 전자제품, PC 부품, 가구·인테리어 등 중소업체들이 치명타를 맞고 있다. 여기에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에 발생한 만큼 숙박과 워터파크 등을 결제했던 소비자들이 갑작스럽게 구입 취소 통보를 받을 수 있어 도내 관광업계 피해도 걱정된다.

이번 이커머스 환불·정산 지연 사태는 허약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민낯이다. 위메프가 지난 8일 400곳가량의 판매자에 대한 대금 지급을 일시 중단했을 때만 해도 정산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재무구조가 훨씬 약한 티몬에서 터졌다. 티몬은 ‘판매 대금 돌려막기’로 간신히 정산일을 맞춰 왔는데 위메프 사태를 본 중대형 판매자들이 잇따라 티몬에서 탈퇴하면서 돌려막기도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결국 보름 새 월평균 거래액 6,000억원대인 티몬과 3,000억원대인 위메프가 무너진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매년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두 업체 모두 자본잠식 상태였고, 2022년 기준 티몬의 결손금은 1조2,644억원, 지난해 위메프의 결손금은 7,560억원이었다. 결손금은 영업 중 발생한 누적 손실액이다.

문제는 대부분 중소업체인 티몬·위메프 입점 업체들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판매금 정산 주기를 최장 60일 이상으로 늦추는 바람에 자금난을 겪는 입점 업체에 ‘선 정산 대출’을 해 온 금융기관들도 피해가 예상된다. 티몬·위메프가 소비자 환불 후 소상공인 판매 대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중소업체의 자금 정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커머스를 통해 물건과 서비스를 판매한 대금을 정해진 날에 받을 수 없어 내수 위축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의 근심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융자) 등을 지원해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정확한 원인과 책임을 따져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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