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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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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은행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의 이자 지출 비용을 낮춰 개인과 가계의 소비가 증가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된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자금이 돌아 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히 되고 이는 기업의 재투자 가능성을 높여 경제 활력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므로 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환율의 변동성이 커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부동산 버블이 정점이던 1989년 일본은행 총재에 취임한 미에노 야스시는 기준금리를 연 3.75%에서 6%로 단숨에 끌어올리며 과도한 금융 긴축으로 디플레이션을 불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플레 파이터’로 명성을 날린 미국의 폴 볼커 의장은 반대로 1980년 카터 행정부의 압박에 연 17% 금리를 9%로 낮춰 잡혀 가던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을 붙이는 오점을 남겼다.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고 통화 긴축기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12연속 동결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2%)에 가까워졌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등이 불안하고 미국도 아직 정책금리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대 최장기간 묶인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과 불어나는 가계대출, 고물가 등이 여전히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체제를 유지하던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올 들어 기준금리 인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가 지난 3월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스웨덴은 5월에 금리를 내렸다. G7 국가 중에서는 6월에 캐나다가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내렸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이제 우리는 언제 금리 인하 결정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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