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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난 건 선생님의 행운이야”…학대 없는 세상 다함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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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내가 그린 멘토링’ 발대식 진행
학대 피해 아동 5명과 성인 멘토 5명 다같이 모여 눈길

◇지난 20일 강원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 3층 회의실 앞 책상 위에 놓여진 편지. 편지에는 5명의 성인 멘토가 5명의 학대 피해 아동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민희 기자.

지난 20일, 오후 6시 20분. 강원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 3층 회의실 앞 책상 위에는 작은 쪽지들이 놓여 있었다. 20대부터 50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두고 간 편지는 회의실 안에 앉아 있는 아동 5명에게 전달 됐다. 아이들은 ‘만나서 반가워’ 초대장과 함께 자신에게 전달된 편지를 읽으며, 편지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추측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학대 피해 아동과 성인 멘토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내가 그린 멘토링’을 마련했다. 이날은 5명의 학대 피해 아동과 5명의 멘토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로 꾸며졌다. 떨리는 멘토들 사이에서 제각기 편지 속 멘토를 예상하던 중, 한 아이가 “왠지 저 남자 분이실 거 같아요”라며 운을 떼자, 아동들은 자신이 생각한 이유와 함께 멘토를 맞추기 바빴다. 준비된 1대1 매칭이 모두 끝나자 멘토와 멘티는 나란히 앉아 인사를 나누고는 함께 멘토·멘티 서약서를 작성했다.

◇강원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20일 기관 3층 회의실에서 ‘내가 그린 멘토링’ 발대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멘토와 멘티가 1대1 매칭 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습.

“멘토와 멘티가 된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이들은 청소년이 하면 안 되는 활동과 위험한 곳을 제외하고는 꼭 지킬 수 있는 시간과 약속을 정해 하고 싶은 것을 의논했다. 춘천 공지천에서 자전거를 타보고 싶다는 아동과 곧 수능을 앞두고 있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아동의 의사를 반영해 계획을 짜고, 모든 계획을 다 세운 뒤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난 대화를 나눴다. 이날을 위해 캐릭터 가방까지 구매한 송지안 씨는 “발대식을 하기 며칠 전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맡는다고 해서 귀여운 캐릭터 가방을 메고 왔다. 또 스티커가 집중력에 좋다고 해서 함께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력 덕에 아이들은 초반의 어색함을 잊은 채 곧잘 장난을 쳤다. 게다가 말도 하지 않던 일부 아동은 자신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멘토의 모습에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묻지 않아도 먼저 말해왔다. 낯선 어른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아동의 모습에 기관 관계자들은 뭉클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고주애 도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아이들의 경우 어떤 어른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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