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배현진 습격' 중학생 주거지 압수수색…경찰, 응급입원 기간 끝나면 보호입원 전환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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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휴대전화·노트북 등 확보…포렌식 후 분석 중"
부모 상대로 피의자 행적 평소 성향 조사…SNS도 확인
경찰 "정치인 신변보호TF 구성…모방·협박글 추적 검거"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10대 중학생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배현진 의원측 제공]

속보=10대 중학생으로부터 돌덩이 테러를 당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41·서울 송파을)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 A(15)군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해 포렌식 후 분석 중"이라며 "전날 피의자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거지 압수수색으로 A군의 노트북을 확보하고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체포 당일 임의제출 받은 뒤 압수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부모를 상대로 피의자의 행적과 평소 성향을 조사했다"며 "과거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 내역과 CCTV 영상, SNS 활동도 면밀하게 확인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5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A군으로부터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 당했다.

회색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쓰고 후드티, 점퍼를 입은 A군은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며 배 의원에게 말을 걸었고, 이에 배 의원은 인사를 나누려 그에게 다가가자 A군은 오른손에 쥔 돌로 배 의원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배 의원이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았지만, A군은 멈추지 않고 계속 머리 뒷부분을 가격했다. A군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병원으로 이송된 배 의원은 응급 봉합 처치 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10대 중학생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2024.1.25 [배현진 의원측 제공]

경찰은 A군을 조사한 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이튿날 새벽 한 병원에 응급입원 조처했다.

경찰은 오는 30일 응급입원 기한이 종료되는 A군에 대해 보호자 동의하에 보호입원으로 전환, 경찰이 해당 병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건강 상태는 병원에서 전문가들이 판단하겠지만 일단 당분간은 입원한 상태가 계속되지 않을까 하고 부모도 보호입원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수사 상황을 봐서 한두 차례 이상 더 조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A군의 부모가 경찰 조사 당시 만난 배 의원 보좌관에게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경찰은 "보좌관이라고 하니까 부모님이 미안하다고 한 것이지 공식적 사과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A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인 관련 집회에 참석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을 상대로 구체적인 방문 장소와 시점 등 동선을 특정해 휴대전화 포렌식과 기지국 위치 분석 등으로 행적을 확인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확보된 현장 CCTV 영상과 피의자 1차 진술, 피해자 진술 등만으로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입견을 갖지 않고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토대로 피의자 조사가 끝난 뒤에 단독범이든 공범이든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까지 공범이 있다 없다(는 판단)는 시기상조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현진 의원 피습 직후 촬영된 사진. 회색 니트의 목주변에 다량의 혈흔이 묻어 있다. 2024.1.26 [배현진 의원실 제공]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에게 이 대표, 배 의원 등 최근 정치인 피습 사건이 잇따르는 데 대한 대책으로 신변보호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선거안전 확보 및 각종 테러 예방 대책' 보고 후 기자들에게 "경찰청과 각 정당 간 신변보호 강화 TF를 만들어 위험 상황 대비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인사발령 이후 발족하는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 순찰 활동을 눈에 띄게 늘릴 것"이라며 "모방 범죄나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사전에 분위기를 억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지난해 이상동기 범죄 때도 그랬지만 이번 경우에도 사이버 공간에 모방 글이나 협박 글을 올려 국민 불안감을 야기하고 그 중 일부가 실행될 우려가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사전 체크해서 바로바로 (글을) 올린 사람을 추적·검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형사처벌 이외에 민사소송 책임까지도 묻는 그런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찰 출신인 윤재옥 원내대표는 "정치권 주요 인사에 대한 범죄는 그 위험도가 더 높을 수 있다"며 "만약의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고 범죄 예고·협박 등 모방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분위기 치안'이라는 말이 있다. 초기에 범죄 분위기를 제압하지 않으면 모방범죄 등 유사 범죄 증가로 치안력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증오와 갈등을 내재하고 민주주의까지 위협할 수 있는 정치권에 대한 테러와 폭력은 더 이상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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