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 인 지난 1일 밤9시3분 LPG가스 충전소 폭발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집과 차 등 모든 재산을 잃은 김택철씨는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김씨는 "그나마 우리가족이 무사해 다행이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친 이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눈물지었다.
1일 밤 8시30분, 평창군 용평면 장평1리의 집에서 여느때 처럼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김택철씨는 코끝을 자극하는 가스냄새에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김씨는 "밖으로 나오니 길바닥에 안개처럼 희뿌연 가스가 차오르고 있었다"며 "119에 가스누출 신고를 하고 함께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에 일일히 찾아가 탈출해야 한다고 알린 뒤 집을 빠져나와 지대가 높은 곳으로 걸음을 재촉했다"고 긴박했던 지난밤을 회상했다.
김씨 가족 등 3가족 12명이 집을 나선지 10여분도 안돼 집앞 가스충전소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으며 마을은 불바다로 변했다. 김씨의 집 역시 모두 불에타 처참한 잔해만 남았다.
김씨처럼 이번 폭발사고로 집이 모두 불에 타거나 파손된 주택과 사무실 등은 모두 14개소로 이재민은 24명에 달한다. 이중 김씨 가족을 비롯한 5세대 16명은 집이 모두 불에 타 평창군이 마련해 준 임시거주시설로 옮겼다.
가스충전소 인근에서 광고사를 하고 김모(65)씨는 “너무 놀라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지진보다는 10배 나 더 큰 강도로 집 전체가 흔들렸다. 집앞 배수구뚜껑이 폭발에 날아가고 주차장 아스팔드도 부서져 조각이 났다. 가족들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놀란가슴을 진정시켰다.
1일 밤에 이어 2일에도 사고현장을 찾은 심재국 평창군수는 “폭발사고로 불편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이 머물 수 있도록 일단 숙박업소의 객실을 확보했다. 사고로 인해 다친 분들의 치료와 이재민들의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등 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