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호등]동전의 양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김천열 고성주재 차장

경험이 새로운 것 접할 때 기준점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2018년 2월7일. 북한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등을 태운 버스가 인제군 기린면의 한적했던 마을의 리조트에 늦은 오후 시간에 도착했다. 어두운 색의 모자와 빨간색 외투를 걸친 응원단이 버스에서 차례로 내리자 금새 인제스피디움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새겨진 곳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이들이 도착했을 때 터지던 환호성과 박수를 들으며 이들은 왜 이곳을 택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해서 머리를 맴돌았다. 북한 응원단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곳은 언제나 '한적한' 곳이었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된 곳이었다. 존재했기에 존재하는 곳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러한 한적함이 오히려 북한 응원단이 머물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는 후문을 접했다. 이후 이 한적했지만 전 세계가 주목했던 인제스피디움은 북한 유소년축구단의 숙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유소년축구단 북측 관계자에게 숙식에 불편함은 없는지, 동계올림픽 응원단은 잘 머물다 갔는지를 물어볼 기회가 있었고 그들은 긴 대답 대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2023년 11월29일. 고성군은 송지호 관광지 개발사업을 구체화하고 첫발을 내 딛었다. 고성군과 4헤리티지호텔앤리조트(주)는 이날 투자협약을 맺고 송지호 관광지 내 부지 약 7만5,900㎡에 사업비 6,000억원가량을 투입, 5성급 호텔 및 리조트 등 979실 규모의 대단위 숙박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개발사업에는 워터파크와 실내서피장, 컨벤션, 지역주민 특산물 판매장 등의 부대시설도 포함돼 해양레저 스포츠 체험형 복합 리조트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투자협약에 앞서 업체 측은 동해바다, 송지호, 금강산과 연결된 종합 해양 휴양관광지로 조성하게 되는 송지호 관광지 복합리조트는 국내 최초로 해변과 연계된 워터 테마파크로 동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명준 고성군수도 코로나19 위기에도 3년 연속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 방문에 힘입어 이번 투자 사업이 고성군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화답하며 투자 사업에 이후 고성군의 발전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중목 4헤리티지호텔앤리조트(주) 회장도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스포츠체험형 복합리조트와 지역주민 판매시설 등의 추가적인 시설개발을 통해 상생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구 회장은 "업무협약이 다소 지체됐지만 검증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식 현장은 지역 발전 의지로 뜨거웠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 ‘세상만사가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나눠질 수만 있다면’이라고 생각한 순간이 수없이 많았다. 야속하게도 이런 상황은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 송나라 역사가 사마광은 자치통감에서 "똑똑한 사람은 독단을 경계해야 하고, 느긋한 사람은 때를 놓치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은 잊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은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이번 업무협약을 진정한 지역발전의 시작으로 활용할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