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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원주 만두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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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승상 제갈공명(諸葛孔明)이 남만(南蠻·현재의 미얀마 일원)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여수(濾水)의 풍랑이 심해 건널 수 없게 됐다. 부하 중 하나가 남만의 풍속에 따라 사람의 목을 베어 머리를 수신(水神)에게 바칠 것을 권했고, 공명이 ‘적지라도 사람의 목숨을 해칠 수는 없다’며 밀가루 반죽에 양과 돼지고기를 넣어 사람의 머리처럼 빚어서 바쳤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나오는 구절이다. 문헌의 기록을 토대로 ‘만두’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물론 만두라는 음식은 삼국지에 나오는 역사보다도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원전 550년 페르시아제국에는 무발효 밀반죽 위에 다진 고기와 양념을 넣어 만든 ‘요시파라’라는 음식이 있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인 만큼 전 세계로 퍼져 나갔으리라 짐작한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만두는 포대기처럼 얇은 밀반죽 피에 모든 식자재를 담아낸다. 갖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맛 또한 일품이다. 많은 것을 담아냈지만 만두의 독특한 맛은 보존되는 독특한 재주가 돋보인다. ▼‘2023 원주 만두축제’가 오는 28~29일 이틀간 원주시 중앙동 전통시장과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 펼쳐진다.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원주김치만두부터 최초의 칼만두(칼국수+만두)까지... 원주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만두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행사다. 모든 것을 담아내 맛깔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만두처럼 산다면 갈등이란 게 생길 수 있을까. 원주시가 도심 확장으로 잃어버린 원도심의 활기를 되찾고 세대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시작한 원주 만두축제가 이런 만두의 정신(?)을 오롯이 전달해 화합과 포용의 가치, 그리고 맛나는 재미가 충만하길 기대한다. 이번 주말은 원주에서 만두축제를 즐기며 ‘진미 여행’을 떠나보자. 또 같은 기간 열리는 국제걷기대회로 건강도 챙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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