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요칼럼]국립대학 통합과 1도1국립대의 차이

박덕영 강릉원주대교수

박덕영 강릉원주대교수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교수, 직원, 학생들이 1도1국립대 정책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여론조사가 최근 시행된 바, 양교 모두 과반의 구성원들이 찬성하여 1도1국립대 정책 추진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기사제목 등에서는 이 조사결과에 ‘통합’ 찬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유사하지만 상이한 점이 존재하는 ‘통합’과 ‘1도1국립대’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대 중 30개 대학교를 선정하여 지원하는 ‘글로컬30사업’에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연합하여 지원하면서 ‘1도1국립대’를 기치로 내세웠고, 그 결과 예비선정되었기에 최종 선정될 경우 1도1국립대의 추진은 사업수주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통합’이라는 용어가 아닌 ‘1도1국립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강원대학교와 삼척대학교, 강릉대학교가 원주대학과 합쳐지는 과정에서 행해진 것이 ‘통합’의 사례이다. 대학통합은 지금까지 이뤄진 국립대 구조조정의 일반적 방식으로, 별개의 국립대가 하나로 합쳐지며 하나의 본부에 의하여 관할되는 형태이다. 강릉원주대학교의 대학본부는 강릉캠퍼스에 소재하며, 대학운영의 제반 행정이 강릉의 대학본부로부터 관할되는 형태로서, 원주에는 별도의 본부부서가 독립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1도1국립대는 ‘연합대학’의 형태를 골간으로 한다. 별개의 대학들이 하나의 거버넌스 체계하에서 일정 수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이 연합대학이며 대표적인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학들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는 로스엔젤레스에 UCLA, 샌프란시스코에 UCSF 등 주립대가 있는데 이들은 상당수준의 독립적 운영이 보장되지만 최상위 기구인 이사회의 통제를 받는다. 즉, 강원도의 국립대학교로서 강원대학교라는 명칭을 쓰더라도 춘천 강릉 원주 삼척 등의 캠퍼스별로 인사 및 재정의 일정수준 독자성을 부여하고 최고 결정기구로서 최상위 조직을 두어 관장하게 된다. 이러한 형태의 운영은 교육부가 권장하던 방식이나 아직 대한민국 안에서는 시행된 바 없으며, 1도1국립대 형식의 강원대학교가 국내 최초 사례가 될 것이다.

국립대학들을 합쳐 규모를 키우는 시도는 많이 있었으되, ‘통합’방식을 추진하며 수반되는 급진적 변화와, 흡수통합의 형식 때문에 지금도 국립대학간 통합은 구성원의 반발과 난항들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강원도가 추구하는 국립대학간의 연합은 신선한 시도이며 이 시도가 성공할 경우, 전국 국립대학교들에 귀감이 될 수 있다. ‘1도1국립대’ 추진을 한다고 해도 실무적인 면에서는 아직 개선되지 않은 각종 규제에 의하여 난관들이 예상되고, 그 구체적 장애들을 해소해 나아가는 것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해보지 않은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강원도의 국립대학교는 전국의 귀감이 되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는 셈이다.

도시간 형평과 학교운영의 효율이라는,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두 요소의 균형을 추구하면서, 각 캠퍼스가 학생을 유치하고 지역에 기여하는 데에 열의를 다한다면 인구절벽의 시대에 캠퍼스 소재도시의 경제침체와 지역소멸을 막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강원도내 국립대학교 리더들이 이러한 장애요소를 현명하게 조정하고 협력하며 극복하여 한국 대학체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길 희망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