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취업해도 빚 못 갚아…도내 학자금 체납액 4년 만 2.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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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자금 대출 체납액 11억4천만원
역대 두번째 많아 2년 연속 10억원 초과
취업난·늘어난 대출 악화된 경제여건 원인

사진=연합뉴스
◇강원지역 학자금 체납건수·액수(자료=국세청 국세통계포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후에도 빚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 내 학자금 대출 체납액이 11억4,000만원에 달하는 등 일부 청년들은 사회생활 시작부터 빚에 짓눌리고 있다.

17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체납자는 974명이었다. 384명이었던 2018년과 비교해 2.5배 늘었다.

이들이 갚지 못한 미정리체납액은 11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4억2,100만원에서 4년 만에 무려 2.7배나 불어났다. 이는 2020년(10억7,700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도내 학자금 대출 체납액이 2년 연속 1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최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대학생에게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를 대출해주고 추후 소득이 발생하게 되면 소득 수준에 따라 상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상환의무 기준 연소득은 2,394만원이었다. 체납 규모가 크다는 것은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고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청년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도내 청년들은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도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4.7%로, 60세 이상 연령층(55.4%)에 못 미쳤다.

반면 청년층의 대출 잔액은 대폭 늘어나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연령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7,081만8,000원으로 2019년 말(5,980만6,000원)과 비교해 18.4% 늘었다. 전 연령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에 청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에 첫발을 떼기도 전 빚을 지는 청년 체납자들이 양산돼선 안 된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채무자 대상으로 학자금 상환을 유예하고 납부 가능성이 높은 체납자 위주로 징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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