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밤벌유원지. 100여m 폭의 홍천강 물줄기가 흐르는 이곳은 매년 다슬기 채취꾼들의 수난사고가 속출하는 곳이다. 자라의 등껍질 모양을 닮아 ‘자라 바위’로 불리는 바위 너머로 수심이 4m 이상으로 급격히 깊어지고 물살 또한 거세진다. 하지만 큰 다슬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매년 채취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3일 홍천소방서 119수난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명조끼와 안전줄 등의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강물로 들어가 실제 채취꾼처럼 다슬기 잡이에 나섰다. 허리를 구부린 채 다슬기 채집통의 수경으로 강바닥을 유심히 바라봤지만 녹조와 부유물 등으로 인해 깊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수심 1미터에 이르는 구역에서는 거센 물살로 인해 중심을 잡기 힘들어 몸이 휘청거리기도 했다.

이영록 홍천소방서 팔봉119안전센터장은 “홍천강은 강폭이 매우 넓고 특정 구역에서 수심이 급격히 깊어져 수난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해가 진 후에 다슬기가 더 많이 잡히다 보니 채취꾼들의 수난사고 또한 야간 시간대에 집중돼 신고와 구조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천강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3년동안 6명이 다슬기를 잡다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 밤벌유원지 일대 홍천강에서는 다슬기를 채취하던 5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등 올해도 다슬기 채취꾼들의 수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진호 홍천소방서 예방총괄팀장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음주 상태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는 경우 높은 확률로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