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단식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아 자신에게 '쓰레기'라고 막말을 한 민주당 박영순 의원의 출당 조치 등을 요구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다. 천막에 들어가려는 태 의원과, 이를 제지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잠시 실랑이도 빚어졌다.
태 의원의 농성장 방문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던 자신에게 박 의원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데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태 의원이 질의 도중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로 태 의원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태 의원을 보자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옆에 앉더니 "어떻게 이런 말('북한에서 온 쓰레기')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박 의원을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반응하지 않은 채 듣기만 하다가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태 의원은 농성장 밖에서 기자들에게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당 윤재옥 원내대표는 태 의원에게 농성장 재방문을 삼가도록 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항의의 뜻이 전달됐고, 잘못한 부분은 윤리위 제소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당은 태 의원을 향한 박 의원의 '쓰레기' 발언, 이 대표 단식농성장에 따지러 간 태 의원의 행동을 두고 각각 상대방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 국민도 그런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해 확실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있을 수 없는 발언과 행위"라며 태 의원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언행을 거듭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야당 대표 단식장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린 태 의원은 무뢰배인가"라며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하고 어떻게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입장문에서 태 의원이 과거 자신의 SNS에서 'Junk'(쓰레기)라는 단어를 써 민주당을 비난한 점을 상기시키며 "태 의원이 그간의 모욕을 사과하면 저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