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에서 발생한 산불로 96명이 희생되었다.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 수십명이 구조되는 현장은 전세계에 중계되었다. 산불이 크게 번져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참화를 겪었다는 사실도 믿기 힘들거니와 전세계에서 가장 대국이라는 미국조차 산불에도 대응을 할 수 없을 정도라니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인류가 멸종할 수 도 있겠다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정말 온실가스를 줄일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다. 나는 줄이지 않을 테니 니들만 줄이라는 놀부와 같은 심보가 아닌지 묻고 싶다. 현재의 기후위기를 촉발한 것은 산업화의 선두주자들인 서구열강과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유럽의 일부국가를 제외한 미국과 중국,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들에게 탄소배출을 줄이라고 생떼를 쓰는 꼴이다.
똥싼 놈이 내 똥도 니가 치우라는 못된 행동이다. 그럼에도 저개발 국가들이나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착하게도 자가용 운행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하기, 자전거 출퇴근 하기 등 벼룩이 간보다 작은 효과에도 힘을 다한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위기극복을 위해 조금 천천히 가야한다면 누가 해야 할지는 명확한 답이 나오지만 정부나 언론, 정치권 어디에서도 책임이 큰 쪽에는 요구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니 그렇다는 핑계일게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이미 성장 중심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석학들의 지적을 통해 확인된다.
춘천시의 1년 탄소배출량은 11만톤, 우리나라 철강산업 일년배출량은 1억톤이라고 한다. 30만 춘천시민이 909년간 배출할 온실가스를 철강산업 한분야가 1년만에 배출한다는 것이다. 춘천시민 2,500명이 하루 종일 차량을 세워봐야 블랙 이글스 곡예비행단이 한시간만 곡예비행을 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블랙이글스 에어쇼에 사용되는 FA-50이 장착한 연료는 1대당 1.13톤에 이르고 8대의 비행기가 한시간 남짓에 사용하는 연료는 10톤에 달한다.
자원순환과 쓰레기 줄이기도 마찬가지다. 만들 때부터 분리하기 쉽게 만들거나 최소한의 쓰레기 발생을 고민해야 하는데 생산자에게는 쓰레기 줄이라는 요구도 별로 안보이고 페널티도 없다. 공장에서 무한대로 찍어내는 쓰레기를 일일이 손으로 분리하고 압축해야 하는 시민이 어떻게 감당을 한다는 말인가? 온실가스 배출과 쓰레기 줄이기, 자원순환은 생산자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만 극단적 공포분위기를 조성해가며 책임을 미루는 현재의 모습이라면 단언컨대 이 나라는 지속불가능한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