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영국 바닷가의 죽은 향유고래 배 속에서 100㎏에 이르는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충격을 안겼다. 고래 배 속에는 밧줄, 장갑 등 사람이 버린 쓰레기로 가득했다. 고래뿐 아니라 바다거북 등도 위와 창자에 라이터, 비닐 등이 가득 찬 채 죽은 사진이 보도돼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플라스틱이 해양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듯이 현대 생활은 플라스틱과 비닐 없이 유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간 18만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한다. 5톤 트럭 수만대 분량이다. 강원자치도에서는 2020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달아 관통하며 2만2,637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해 국비 52억원을 들여 쓰레기를 수거한바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양생물과 바다 생태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유럽연합(EU)은 2021년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한 지침을 발효했고, 2022년 3월에 열린 유엔 환경총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일상생활에서 필수품처럼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분해가 어려워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양생물에 섭취되는 경우가 있는데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식탁에 올라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스티로폼 부표는 5,500만개로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주범 중 하나다. 미세플라스틱 원인이 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스티로폼 부표 등 기존 오염원이 될 만한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등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실천이 필요하다.
정부는 늘어나는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해양 플라스틱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까지 스티로폼 부표 제로화를 목표로 스티로폼 부표를 잘 부서지지 않고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부표로 바꾼다. 2023년까지 친환경 부표 2,800만개를 보급하고, 친환경 부표 사용을 의무화한다. 폐그물이나 폐부표의 자발적인 회수를 독려하기 위해 육상의 ‘빈 용기 보증금제도’ 같은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 등 강력한 유인 장치도 도입한다.
정부·지자체 등에서 수거하는 해양쓰레기는 매년 7만~8만톤에 그치고 수거되지 못한 해양쓰레기 10만톤가량은 해양경관을 훼손하고 유령어업, 즉 버려지거나 유실된 폐그물 등 어구에 해양생물이 걸리거나 갇혀 죽는 현상을 야기해 수산자원 감소를 유발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데는 개인과 국가 차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해양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어 국가나 지자체에서 해양쓰레기 배출 저감과 관리 정책을 잘 실행해야 하며 쓰레기 배출 방식이나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모든 문제의 해결에 있어 국민적 참여의식과 실천이 필수적인 만큼 해양쓰레기의 심각성과 대응책에 대한 적극적 교육과 홍보도 시급하다. 우리 개인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배달음식을 줄이는 등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 분리를 잘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해양쓰레기 줄이기는 나부터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