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군은 강원특별자치도 중간 정도에 자리 잡고 있다. 도로가 발달하고 교통량이 많아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44번 국도는 여름철 휴가객들로 인해 항상 밀려 있던 곳으로 ‘황금의 십자로’라고 평가하던 때도 있었다.
2017년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경춘선 전철에 이어 2027년 춘천, 화천, 양구, 인제를 거쳐 속초까지 KTX가 개통될 예정이다. 어느덧 홍천이 ‘황금 십자로’라는 옛말은 사라지고 작은 시골 도시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주변 도로의 발달은 지역의 인구와 자본이 유출되는 후유증을 만들어 냈다. 소규모의 지역은 경제가 악화돼 갔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자체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축제나 체육 이벤트를 유치할 수밖에 없었다.
홍천군도 2017년 홍천문화재단을 출범시켰다. 문화재단은 지역축제를 발전시키고 문화사업의 성장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지역 농산물을 명품화하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홍천에서는 봄철 산나물 축제를 시작으로 여름의 홍천 옥수수축제, 홍천 맥주축제, 가을의 인삼 한우축제, 겨울의 꽁꽁축제 등을 통해 사계절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유일 옥수수 종자 연구소가 홍천에 있다. 그곳에서 연구돼 나온 찰옥수수는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찰옥수수축제를 개최한다. 또한 국내 최대의 맥주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홍천의 맑은 물로 만들어진 맥주의 맛도 일품이다. 유명한 세계의 맥주 도시 중 일본의 삿포로와 중국 칭다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도시들의 특징은 한 곳에 올인하듯 지역 맥주의 자존감을 내세우고 있었다.
홍천군도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주력 상품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모두 다 성공시키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홍천은 국내 최대 맥주 공장과 지역이 넓고 권역별로 수제 맥주들이 여러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홍천 맥주 축제를 열게 됐고 올해도 6일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방문객들 수의 허수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13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연일 뜨거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의 방문 덕분에 홍천 맥주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축제의 변화는 일회용 컵을 최대한 줄여 보려고 노력했던 점과 축제에 맞는 티셔츠를 판매해 함께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또한 방문 고객들의 자체적인 테이블 정리 매너와 주변의 쓰레기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편의를 도왔다.
물론 소음에 대한 민원, 주차장 부족 등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축제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행사를 지켜보는 견해에서 내용도 좋았지만,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여름 축제는 많은 분의 노고와 열정으로 만들어 냈고 무엇보다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안 보이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재단 임직원과 공무원이 함께 노력했기 때문이다.
홍천의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그 속에서 땀을 함께 흘려준 자원봉사자, 방문해 주신 관광객, 특히 홍천군민의 열정은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