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우리는 분노가 들끓는 사회를 분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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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경·정보경 작가, 오는 30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서
‘세 가지 색:레드-나의 불온한 이웃’ 주제로 전시 펼쳐

◇오세경 作 사이코

춘천개나리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오세경·정보경 작가와 함께 ‘세 가지 색:레드-나의 불온한 이웃’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색은 단연 Red, 빨강이다. 두 작가는 분노와 결핍을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표출하지 않지만, 억제되고 가라앉은 서늘한 기운을 작품에 담아낸다. 모두에게 찾아오는 감정인 분노를 억누르려고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주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공고히 해 나간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에 이리도 분노하고 있을까. 작품 속 세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작가는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에 분노한다. 어쩌면 도무지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일 수도 있겠다.

◇정보경 作 여자

함께 사는 ‘같이의 가치’에 관해서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누군가를 동경하다 못해 갖고 싶어하고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며 세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작은 것에도 예민하고, 쉽게 분노하며 감정을 다스릴 힘조차 없는 현실 속에서 두 작가는 그럼에도 있는 힘껏 이 세계를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조리하고, 억눌린 결핍 된 욕망의 그늘이 우리의 그림자가 돼 따라다닌다.

이들은 빨간색을 사용해 작품 속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만들기도 하고, 흘러내리는 체액을 표현하기도 한다. 때로는 빨간색을 가득 입힌 옷을 입고 가만히 누워 누군가를 들여다보는 여성을 그리기도 한다. 그의 눈빛에서는 알 수 없는 공포가 보이는 듯하다.

뜻하지 않은 분노가 터져 나온 탓에 어지러워진 세상 속, 개인은 거대하고 복잡한 사회를 계속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까. 그렇게 된다면 사회는 다시금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두 작가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어딘가 상당히 찝찝한 기분을 관객에게 안기며 관객 스스로가 답을 찾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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