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뜨거웠던 속초 아파트값이 올해 강원특별자치도내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 투자가 끊기고 실수요자도 관망세를 이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2.1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속초 아파트값이 2.69% 하락, 도내에서 가장 낙폭이 컸다. 이어 원주 –2.59%, 춘천 -1.73%, 강릉 –1.31% 등의 순이었다.
바다조망권을 갖추고 있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된 속초는 지난 수년간 도내에서 아파트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누계 상승률은 18.46%로 도내 최고일뿐 아니라, 세종특별자치시의 상승률(17.35%)을 웃돌았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과 수도권 위주의 규제완화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외지인 투자가 크게 줄고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급매물만 소진되고 있다.
속초 청호동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세대는 지난해 4월 최고가 7억2,500만 원에 매매됐지만, 올해 상반기엔 같은 평형 세대들이 4억~5억원에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부동산앱인 아실, 호갱노노 등에 따르면 속초지역 아파트의 외지인 매매 비중은 지난해 50%에 달했지만 최근 6개월 평균 비중은 32.9%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달 속초 아파트 거래량은 106건으로 전년동기대비 42.1% 감소했다. 인근 강릉은 같은 기간 50.8%, 양양은 50.0% 줄었다.
춘천, 원주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13.3%, 12.2%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가격 상승이 거셌던 영동지역이 올해 더 깊은 침체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반적인 도내 부동산시장 하락세는 점차 잦아들고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도내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0.06%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 하락 전환된 이후 낙폭이 가장 적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6월 도내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7.7로 지난해 6월(108.0) 수준을 회복했다.
김기현 한국부동산원 강릉지사장은 “영동지역은 외지인 등 투자수요가 많은 만큼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하반기 금리 방향이 결정되면 지역 아파트값도 그에 맞춰 변동 될 것”이라고 밝혔다.
